공매도 과열종목에 지정된 종목들의 주가흐름이 엇갈리고 있다. 과열종목 이후 대차잔고가 급격히 줄어들며 주가가 오르는 사례도 나오지만, 오히려 주가가 이전 대비 더 하락하는 움직임도 관측됐다. 공매도 과열 종목 지정제가 단기적으로 과도한 공매도를 진정시키는 효과는 있지만, 기업 가치에 기반해 움직이는 주가 흐름 자체를 좌지우지할 수는 없다는 뜻이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공매도 과열종목으로 지정된 삼성SDS 주가는 26일 오후 1시 기준 주당 16만2000원으로 지정 당시 주가(주당 13만7000원)대비 18% 올랐다.
거래소는 당일 거래에서 공매도 비중이 20% 이상(코스닥·코넥스 시장은 15% 이상)이고 공매도 비중이 직전 40거래일 평균 대비 2배 이상 증가하면서 종가가 전 거래일 대비 5% 이상 하락하는 등 세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하는 종목을 공매도 과열 종목으로 지정한다.
당시 삼성SDS는 삼성전자가 지주사 전환을 공식 포기한다는 입장을 발표하면서 주가가 6% 넘게 급락했다. 삼성전자 지주사 전환이 삼성SDS 주가에 호재라고 봤던 투자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후 삼성SDS 주가는 블록체인을 비롯한 4차산업혁명 관련 사업이 부각되며 급격히 안정세를 찾았다. 인텔, 마이크로소프트, JP모건, UBS 등이 초기 회원사인 글로벌 블록체인 연합체 '엔터프라이즈 이더리움 얼라이언스(EEA)'에 참여한 것도 호재가 됐다. 권성률 동부증권 연구원은 "삼성SDS 물류산업 분야도 순항하고 있다"며 "경영권 승계 관련주로 주로 인식됐던 삼성SDS의 본질가치를 바라봐야 할 시기가 왔다"고 분석했다.
반면 지난달 14일 공매도 과열종목으로 지정된 컴투스는 여전히 주가가 맥을 못추고 있다. 지정 당일 주당 12만2200원으로 마감한 컴투스 주가는 최근 주당 12만원 밑으로 떨어지며 약세를 보이고 있다. 지정 당시 89만5000여 주였던 대차거래 잔고도 90만주 이상으로 오히려 늘었다. 그나마 최근 들어 대차잔고가 소진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다. 대차잔고는 공매도 거래를 하기 위해 빌려놓은 주식의 총량을 말한다. 김한경 IBK투자증
지난 12일 공매도 과열종목에 세번째로 지정된 대원제약 역시 당일 주당 2만1750원을 찍은 주가가 한때 2만원 밑으로 밀리며 약세다. 34만여주였던 대차잔고 역시 50만주에 육박한 상태다.
[홍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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