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농협카드와 SK플래닛의 법정 다툼으로 비화했던 시럽카드 쿠폰 서비스가 재개됐지만 또 한 차례 법적 공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월 전격적으로 쿠폰 서비스 중단을 선언했던 SK플래닛이 지난달 30일 쿠폰 발행을 재개하라는 법원의 가처분 판결에 따라 서비스 재개에 나섰지만 이용 절차를 까다롭게 만들어 고객 불만이 폭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SK플래닛은 지난 1일 오후 10시 50분께 시럽카드 쿠폰 수령 절차에 휴대폰번호 인증(혹은 아이핀 인증)과 카드번호 인증 등 인증 절차 두 가지를 추가했다. 바뀐 인증 절차에 따르면 고객은 휴대폰번호 인증 혹은 아이핀 인증을 거친 뒤에야 이달의 쿠폰 종류를 확인할 수 있다. 또 신용카드번호 인증 절차를 추가로 거쳐야 쿠폰을 내려받을 수 있도록 했다.
고객들은 시럽 애플리케이션(앱)에 가입하면서 이미 본인인증 절차를 거쳤음에도 개별 쿠폰을 받을 때마다 건마다 두 차례에 걸쳐 인증을 해야 하고 이 때문에 쿠폰 수령 절차가 지연되고 있는 점에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또 휴대폰 인증은 본인 명의가 아니면 인증이 어렵기 때문에 가족 명의 휴대폰을 사용하는 고객 등은 쿠폰 수령에 곤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아이핀 인증 방식도 대다수 고객이 아이핀 아이디를 새로 발급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SK플래닛은 "상품권이 아닌데도 온라인 게시판에서 거래가 되는 등 쿠폰 도용 및 오용 사례가 있어 인증절차를 추가해 보안을 강화했고 고객들도 인증을 거쳐 별문제 없이 이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SK플래닛 측의 인증 절차 강화 이유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게 농협 측 입장이다. SK플래닛이 농협카드 외에 IBK기업은행과도 계약을 맺고 시럽카드를 발급해왔지만 해당 카드는 별도 인증 절차가 없기 때문이다.
농협카드 관계자는 "지난해 12월부터 SK플래닛 측이 계약 해지와 서비스 중단을 통보해와 올 4월까지 농협카드 재원으로 쿠폰을 제공했다"며 "법원이 쿠폰 발행 재개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서비스가 정상화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일방적으로 SK플래닛이 지급 방식을 변경해 당혹스럽다"고 밝혔다.
농협카드는 SK플래닛의 일방적인 절차 변경이 사전 협의를 약속한 계약을 위반했을 뿐만 아니라 가처분 판결 취지에도 반한다는 판단하에 추가적인 법적 절차를 검토하고 있다.
SK플래닛은 "양측의 첨예한 대립으로 농협카드에 사전 통지 없이 인증제도를 도입한 점은 인정하지만 계약 위반은 아니다"고 밝혔다.
농협
[김종훈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