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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KB·하나·우리·NH·기업 등 6대 은행은 연말까지 약 50개 복합점포를 새롭게 열 계획이다. 이들 은행이 올해 들어 폐점했거나 문을 닫을 예정인 일반 지점이 200곳을 넘는 것과 비교된다.
복합점포 개점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KB국민은행이다. 삼성동 지점과 목동PB센터 등 올 들어 벌써 은행·증권 복합지점 9곳을 연 데 이어 연말까지 17곳을 추가로 개점한다. 이렇게 되면 KB 복합점포는 총 50곳에 달해 전체 금융사 중 최대 규모가 된다.
은행업계 최초 은행·증권 원스톱 서비스 점포인 신한은행의 'PWM라운지'는 올해 문을 연 서울 송파 문정역금융센터를 포함해 총 45곳에 달한다. 여의도금융센터지점과 대전법조센터지점 등 주요 지역 거점을 중심으로 총 22개 복합점을 운영 중인 하나은행도 연말까지 점포 4~5곳을 더 열 예정이다. IBK기업은행은 지난달 서울 을지로 본점 영업점을 증권 업무까지 겸업하는 복합점포로 바꾸는 등 올 들어 복합점포 3곳을 열었고 하반기에 3곳을 추가 개점할 계획이다.
은행 복합점포 중 92%는 은행·증권 복합점이다. 기존 은행 점포에 계열 증권사 영업점을 집어넣어 고객들이 한 번에 은행과 증권 업무를 볼 수 있도록 했다. 지난달 문을 연 KB국민은행 복합점인 동울산지점에는 은행에서 9명, KB증권 소속 직원 11명이 함께 근무하고 있다. 증권 계열사가 없는 우리은행은 삼성증권과 손잡는 전략으로 현재 본점영업부와 목동중앙지점 등 총 7곳의 은행·증권 복합점포를 열었다.
은행과 증권에다 보험까지 합한 보험복합점은 신한·KB가 각각 3곳, 하나·농협이 각각 2곳 총 10곳이 운영되고 있다. 금융당국이 2015년 시범사업을 시작하며 현재 금융지주사별로 3곳까지만 열 수 있게 제한해 놓았기 때문인데 하반기 중 관련 규제가 풀릴 가능성이 높은 만큼 복합점포 수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증권사나 보험사 직원이 상주하다 보니 복합점을 찾는 고객은 기존 은행에서 누리기 힘든 종합자산관리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국민은행은 은행과 증권 직원들이 한 팀을 꾸려 자산 포트폴리오를 만들어주는 공동 상담 서비스를 제공한다. 신한금융투자·신한은행이 함께 만든 신한PWM라운지에서는 은행에서 살 수 없거나 찾아보기 어려운 단기 기업어음과 채권, 증권사가 출시한 주가연계펀드(ELF), 외화 연동 상품을 취급한다.
은행 복합점포가 늘어나는 데는 비은행 수익을 극대화하려는 금융사들의 노림수가 숨어 있다. 금융지주사 관계자는 "가계부채 총량제 등 새 정부 금융 정책을 감안하면 앞으로 주택담보대출 확대를 통한 예대마진 중심 은행업으로는 이익을 내기 힘들 것"이라며 "증권과 보험 등 타 금융 계열사를 키우고 은행도 펀드 판매 등 수수료 수익을 올리는 쪽으로 성장 전략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복합점포 전략은 금융사가 비은행 수익을 올리는 데 큰 도움을 주고 있다. KB국민은행 복합점포에서 고객에게 펀드 등 증권사 상품 가입을 유도해 올린 증권 소개영업 실적이 올해 1분기 1조원을 돌파하며 지난해 1년간 실적(9246억원)을 이미 뛰어넘었다. 증권사보다 고객 접근성이 뛰어난
4대 금융지주사 중 은행 의존도가 가장 높은 하나금융지주 역시 1분기 기준 17%인 비은행 부문 비중을 2025년까지 30%로 확대한다는 목표다.
[김태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