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펀드와 함께 국민재테크 투자상품으로 쌍벽을 이루는 주가연계증권(ELS) 발행잔액이 2년 6개월 만에 처음으로 60조원 밑으로 떨어졌다. ELS는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국내 주식시장 박스권 국면에서 비교적 안정적으로 연간 5~7% 수익을 챙길수 있는 중위험·중수익 대표 상품으로 인기를 끌었다. 다만 올 들어 국내외 주식시장이 강세를 나타내면서 상대적 투자매력이 크게 떨어진 것이 원인으로 파악된다.
25일 한국예탁결제원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4일 기준 ELS 발행잔액은 전일 60조838억원 대비 2562억원 줄어든 59조8276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2015년 3월9일 기준 ELS 발행잔액이 60조원을 처음 돌파한지 2년 6개월 만에 60조원 아래로 내려간 것이다. 지난해 연말 발행잔액 68조 4541억원과 비교하면 올 들어 8개월 만에 8조 6265억원 줄었다.
ELS 시장 위축은 글로벌 주식시장 호조에 힘입어 1~2년 전 발행된 상품의 조기상환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는 반면 신규 발행수요는 많지 않기 때문이다. 올 들어 ELS 누적상환액은 53조2200억원인 반면, 신규 발행액은 43조8400억원에 그쳤다. 하반기 들어 이같은 현상은 보다 심해지고 있다. 최근 두달 동안 13조5000억원 가량 기존 ELS의 상환이 이뤄진 데 반해, 신규 발행은 8조원에 머물렀다.
전문가들은 올 들어 국내 주식시장이 20% 가까이 오르면서 중위험·중수익 추구 상품인 ELS의 투자매력이 상대적으로 줄어든 것이 ELS 시장이 위축된 주요 원인으로 보고 있다. 금융교육컨설팅업체인 웰스에듀의 조재영 부사장은 "2~3년 전까지 지수형 ELS의 기대수익률이 보통 7% 안팎이었는데 요즘 발행되는 ELS는 5% 정도에 불과하다"면서 "주식시장이 급등하는 상황에서 ELS 매력도가 이전에 비해 크게 반감된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상환된 공모형 ELS 33조 4000억원의 평균 상환수익률은 5.2%로 집계됐다. 증권사별로는 미래에셋대우(6.0%) KB증권(5.8%) 한국투자증권(5.8%) 등 대형 증권사 상품이 평균적으로 높은 수익을 냈다. 반면 SK증권(-3.6%) 현대차투자증권(-2.4%) 메리츠종금증권(0.4%) 등 일부 중소형 증권사는 수익률이 마이너스이거나 정기예금 금리에도 미치지 못했다.
ELS 인기가 감소한 또다른 이유는 글로벌 증시가 많이 오르면서 그만큼 폭락 가능성에 대한 위험도 함께 늘어났기 때문이다. ELS는 보통 만기 3년 동안 발행시점 기초자산 가격 대비 40~50% 이상 하락하지 않으면 미리 정해진 수익률을 보장하는 '스텝다운(step-down)' 유형이 대부분이다. 발행시점의 기준가격이 많이 올라온 상태이기 때문에 자칫 예상치 못한 대형 악재가 발생해 지수가 급락할 경우 손실을 입을 수 있다는 투자자들의 불안이 커진 것이다. 지난 2015년 4~6월 사이 홍콩 항셍중국기업지수(HSCEI)가 1만4000선 이상에서 발행됐던 ELS 물량 약 4조원이 이듬해 2월 HSECI가 7500까지 하락하면서 대거 손실구간으로 접어든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이밖에 금융감독원이 지난해부터 ELS 불완전판매 우려에 대해 현미경을 들이대고 감독 강화에 나서면서 은행들이 ELS보다는 상장지수펀드(ETF)신탁 등으로 주력 판매상품을 변경한 것도 ELS 신규 투자가 위축된 원인으로 지목된다.
전문가들은 ELS로 쏠렸던 뭉칫돈이 최근 주식시장 활황에 힘 입어 개별 주
[최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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