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에게 무엇을 빌리는 것은 달가운 일은 아니다. 빌리는 대상이 '돈'이라면 느끼는 강도는 더욱 세진다. 특히 최근 들어 은행들이 대출을 더욱 깐깐하게 실행하는 만큼 보다 철저한 조사와 준비가 필요하다.
작더라도 나에게 유리한 조건으로 대출을 받기 위해서 점검할 항목들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 대출금리를 미리 예측하라
내 조건으로 대출이 가능한지, 가능하다면 얼마까지 받을 수 있는지, 내 신용등급으로는 대출 금리가 얼마인지 등에 대한 답은 대출을 받기 전 가장 궁금한 사항들이다.
금융회사는 대출신청자의 신용을 담보로 돈을 빌려준다. 이로 인해 '나의 신용거래이력'은 매우 중요하다. 실제 같은 금액의 돈을 빌린다고 해도 신용등급에 따라 대출 여부가 바뀌거나 금리의 격차가 벌어지기도 한다. 신용등급이 하위 일수록 '신용위험도가 높다'고 판단되기 때문에 금융회사 입장에서는 리스크가 큰 만큼 대출 금리를 올릴 수 밖에 없다.
반대로 신용등급이 상위일 경우 대출 한도와 금리 면에서 유리한 부분이 많다. 그래서 대출을 받기에 앞서 '현재 내 신용으로 대출을 받으면 어느 정도의 비용을 매달 대출이자로 지출 해야 하는지'를 미리 알아보면 가계부 계획을 세우는데 도움이 된다.
이 경우 각 금융회사의 영업점 창구나 '은행연합회'에서 제공하는 '은행금리비교'를 참고하면 '신용등급별 금리현황'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또한 민간신용평가기관에서 제공하는 '대출이자율 무료진단'서비스를 이용하면 나와 동일 수준 그룹의 평균 이자율과 업종별 대출이자율을 확인할 수 있다.
◆ 대출금리를 깐깐하게 비교하라
대출을 이용해본 사람들이라면 '배보다 배꼽이 더 큰' 대출이자 부담이 어느정도인지 격하게 공감할 것이다. 더구나 대출이자는 장기간 납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조금만 줄여도 연단위로 환산 시 꽤 큰 금액을 줄일 수 있다.
현재 나의 신용상태에서의 평균 대출 금리를 예측해 봤다면 이제는 어떤 상품을 이용했을 때 대출금리를 아낄 수 있는지 깐깐한 비교가 필요하다.
주거래은행에서 우대금리를 적용해 주는 경우도 있지만, 반대로 신규고객에게 추가로 금리 할인을 제공하기도 한다. 또한 동일한 상품이어도 오프라인 보다 온라인에서 구입할 때 더 저렴한 것처럼 대출도 마찬가지다. 모바일 혹은 인터넷 대출을 이용하면 우대금리 적용, 수수료 면제, 서류 간소화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고정금리와 변동금리를 비교해 유리한 쪽을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다. 고정금리는 대출기간 동안에 시장금리의 변동이 있어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금리가 올라도 금리 인상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반면 금리가 하락해도 '금리 인하' 효과 혜택이 없다. 또한 대출시 변동금리에 비해 높은 금리가 책정된다.
변동금리는 대출기간 동안에 대출 기준 금리의 변동에 따라 대출금리가 변동된다. 시장금리가 변동하면 그에 따른 영향을 받게 되므로, 금리가 낮아지면 다행이지만, 금리가 높아지면 고정금리보다 불리하다. 반면 대출시점에는 고정금리보다 낮은 금리가 책정된다.
대출금리가 상승하면 무엇이 문제일까. 대다수 금융거래자들은 소득이 동일한데 비해 자영업자들은 소득이 예전보다 줄어든 경우가 많다. 이런 상황에서 대출금리가 오른다는 것은 지출이 늘어나는 것과 같아 부담이 가중되는 것은 당연하다. 더욱이 신용등급이 낮아 금리가 높은 대부업체 등을 이용하는 저신용자 일수록 궁지에 몰릴 수 있다. 이래서 가능한 대출규모를 줄여나가는 것은 중요하다. 금융업계 전문가들은 요즘같은 불황의 시대에서는 부채의 총액이 자기 자산의 40% 이내로 제한하는 것이 좋다고 입을 모은다. 또한 부채상환비율은 월 소득의 20~30% 이하로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대출 상환시에는 이자가 높은 대출>연체가 잦은 오래된 대출>소액대출 순으로 상환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
대출금리는 대출기간, 시장금리 변동, 대출상품의 특성, 중도상환수수료 부담 여부 등 다양한 요소에 따라 달라진다. 이러한 요인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나에게 유리한 조건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시장금리 상승기에 유리한 대출금리는 거두절미하고 단기대출(1~2년)이라면, 변동금리가 유리하다. 변동금리의 장점 중 하나가 고정금리에 비해 금리가 낮다는 것이다. 신용대출 및 주택담보대출 등 평균 0.2% 정도 낮을 수 있어 1~2년 동안만 사용하는 단기대출은 변동금리가 유리할 수 있다.
고정금리에서 변동금리로 전환하면 중도상환수수료를 부담 해야 할까? 중도상환수수료는 3년이 지나면 부과되지 않는다. 은행에 따라서 금리 유형 전환에 대한 수수료를 면제해 주기도 하니 해당 영업점에서 상담을 받는 것이 좋다.
반대로 장기대출(3년 이상)이라면, 고정금리가 유리하다. 만약 현재 변동금리로 대출상품을 이용하고 있다면 갈아타는 것도 방법이다. 금리 인상이 진행되면 향후 금리 시장은 지금보다 더 오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 나에게 유리한 대출제도를 찾자
최근 발표 된 '가계부채분석보고서'에 따르면 1금융권 대출이 까다로워지면서 취약계층에 속하는 저소득층을 비롯한 고령자, 자영업자들이 고금리 및 비은행 대출로 몰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은행권을 이용하는 증가폭이 확대되는 것은 소득 대비 이자 상환 부담이 높은 상황을 겪고 있는 대출 거래자도 그 만큼 많다는 의미다.
이럴 경우 성실상환을 목표로 해 '금리인하요구권'을 이용, 대출이자를 줄이거나, 저금리로 대출제도로 갈아탈 수 있도록 자신의 금융신용을 길러야 한다. 또한 금융당국에서 마련한 각 대상 별 대출 제도 등이 있다면 적극 활용하는 것도 좋다.
'금리인하요구권'은 금융회사에서 대출을 받은 후 신용등급이나 연봉이 오른 경우 혹은 승진을 했을 때처럼 대출을 받았을 때 보다 신용상태 및 상환 능력이 개선되는 경우 '대출금리를 인하해 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제도를 말한다. '대출계약철회권'은 대출을 신청했는데 필요 없게 되거나 더 조건이 좋은 상품을 찾았을 때 이용할 수 있는 제도다. 수수료 부담도 없으며 대출기록도 없어진다. 다만 14일 이내에 철회해야 한다.
신혼부부를 위한 대출 제도도 많다. 대표적인 상품이 '버팀목 전세자금대출'이다. 신혼부부를 위한 버팀목 전세자금대출 금리는 0.7%의 우대금리가 적용된 1.6~2.2%로 이용할 수 있다. 대출한도는 수도권은 1억4000만원, 지방은 1억원이다. 내년부터는 우대금리(1.1%)가 기존보다 낮아지고, 수도권 기준 최대 1억8000만원까지 대출규모가 확대될 예정이다.
지난 7월 17일부터는 대출 분할상환도 가능해졌다. 이는 전세대출 수요자의 상환방식 선택권을 확대해 주거비용 부담을 경감해 주기 위해 시행됐다. 대출 이용자가 원금의 일부(10%)를 분할 상환할 수 있는 혼합 상환 방식을 도입했다. 원금 일부(10%) 분할상환 하는 이용자는 보증수수료 인하 혜택도 누릴 수 있다.
금리가 높은 대부업체 대출을 이용 중이라면 햇살론 '대환자금' 제도를 이용하면 이자 부담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햇살론을 신청 대상자는 근로자, 자영업자, 농림어업인(성실상환자 제외)으로, 신청일 기준으로 3개월이 경과한 대부업체·저축은행·캐
[디지털뉴스국]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