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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시장에서 외국인 비중이 갈수록 높아지고 일반 개인 비중은 낮아지면서 외국인 이탈 우려에 따른 수급 불안, 국내 기업이익의 과실이 정작 국내 투자자들에게는 제대로 공유되지 않고 있다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15일 매일경제가 올해 상반기 투자 주체별 코스피 순매수 상위 20개 종목의 연초 이후 지난 12일 종가 기준 평균 수익률을 비교한 결과 외국인 36.6%, 기관 24.4%, 개인 15.6% 순으로 나타났다. 개인도 적지 않게 수익을 냈지만 외국인·기관에 비하면 절반 수준에 그친 것이다. 물론 이 기간 중 매수 시점과 매도 시점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정확한 통계와 비교는 쉽지 않지만 대략적인 트렌드는 틀리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개인이 주식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점점 줄어들고 있다. 올해 개인투자자 거래대금은 작년이나 지난 5년 평균과 비교해 감소했다. 연초부터 지난 12일까지 개인 거래대금 비중은 46.3%로 지난해 같은 기간(50.9%)이나 5년 평균(49.0%)에 못 미쳤다.
주가가 조정을 받거나 크게 빠질 때 개인은 이를 방어할 만한 뾰족한 수단이 없다는 점도 개인투자자들의 소외감을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예컨대 주가가 크게 조정을 받으면 개인은 주식을 팔거나 계속 보유하면서 견디는 것 말고는 마땅한 방법이 없다.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주가 조정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될 때 '공매도'라는 확실한 무기가 있다. 외국인과 기관의 대규모 공매도로 주가가 빠지면 십중팔구 그 피해는 고스란히 개인이 감수하는 경우가 많다. 지난달 말 코스닥 대장주였던 셀트리온의 코스피 이전을 주도한 소액주주들이 1순위 명분으로 삼았던 것도 다름 아닌 '공매도'였다. 게다가 막대한 자금력을 갖춘 외국인과 기관은 주가가 크게 조정받으면 이를 저가매수의 기회로 삼아 대규모 매수에 나설 수도 있다. 향후 주가 반등의 열매를 외국인과 기관이 독식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고착화하고 있는 것이다.
증권업계 전문가는 "합법적인 공매도를 주가조작의 수단으로 사용하거나 내부정보 등을 활용한 불법 거래에 대해 강력한 제재를 취하는 것 말고는 개인들의 권리를 보장할 만한 뾰족한 수단이 없는 게 사실"이라며 "게다가 지금은 대형주 중심의 랠리가 지속되는 상황인 만큼, 중소형주에 주로 투자하는 개인의 소외감 확대는 당분간 막기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3분기 어닝시즌에 돌입하자 코스피가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며 상승 랠리를 펼치고 있지만 개인들은 대놓고 시장에 뛰어들기 어려운 형국이다. 현재의 상승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을 만한 불안 요인이 수두룩하기 때문이다.
강한 기업 실적은 최근 코스피가 상승세를 나타내는 주요 배경이지만 실적 개선이 삼성전자를 비롯한 일부 상위 종목에 크게 쏠려 있는 것은 국내 주식시장에 부담이란 지적이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의 3분기 실적 추정치가 있는 코스피 123개 상장사의 예상 영업이익 합계는 44조8395억원이다. 이 가운데 상위 10개 상장기업의 이익 전망치 합계가 28조9119억원으로 3분의 2(64.5%)를 차지한다. 또 상위 10개 기업 중 삼성전자 한 종목의 영업이익이 14조5000억원으로 절반을 차지한다.
시가총액으로 따져봐도 일부 기업이나 그룹에 대한 쏠림은 심각하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가운데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생명 등 4개가 삼성그룹주다. 올 들어 코스피는 22.1% 상승했지만 삼성그룹 4개 종목을 제외한 상승률은 16.7%로 5%포인트 이상 상승 폭이 줄어든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연내 코스피가 2500을 제대로 넘기 위해서는 삼성전자 등 정보기술(IT)을 제외한 다른 산업의 실적 개선이 필수조건"이라고 강조했다.
정부의 법인세 인상 기조로 내년부터 기업 실적이 감소하고 배당 여력도 줄어들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것 역시 개인의 불안감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정재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법인세율이 22%에서 25%로 높아지면 상장기업의 주당순이익은 평균 3.8% 감소하고 배당 가능 이익이 줄면서 배당 확대 기조도 약화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북핵 리스크도 개인의 참여를 망설이게 한다. 지난 7월 4일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이후 넉 달째 지속되는 북한발 지정학적 리스크는 국내 주식시장의 최대 불안 요인이다.
올 들어 7월 초까지 국내 주식시장에서 10조원을 순매수했던 외국인은 북한 리스크가 커진 이후 3분기 동안 총 4조원을 팔아치웠다. 추석 연휴 이후 3거래일 동안 대규모 매수를 나타내긴 했지만 지난 13일 소폭이긴 하지만 다시 매도 우위로 돌아서면서 수급 측면에서 불안감을 키우고
북한이 지난 10일 노동당 창건일을 조용히 넘어가면서 물리적 도발은 한 달 동안 없었지만 아직 안심하기엔 이르다는 지적이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아직 북한 이슈가 끝난 것은 아니다"며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동아시아 순방 전에 도발을 감행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최재원 기자 / 이용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