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거래은행 우선협상대상자로
10년째 신한은행이 맡고 있던 국민연금 주거래은행 자리가 우리은행에 넘어갔다. 16일 국민연금공단은 연금보험료 수납과 연금 지급, 운용자금 결제 등 금융 업무를 맡을 주거래은행 우선협상대상자로 우리은행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국민연금은 이후 현장실사 등을 거쳐 우리은행과 최종계약할 예정이다. 계약기간은 2018년부터 3년간으로 향후 평가 결과에 따라 1년씩 최대 2년 더 연장 가능하다.
지난해 6월 말 기준 자산 600조원, 가입자 2183만명에 달하는 국내 최대 연기금의 금고 역할을 맡는다는 상징성 때문에 이번 주거래은행 입찰에는 신한·KB국민·하나·우리은행까지 국내 4대 시중은행이 모두 뛰어들어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이날 입찰 과정 중 하나로 열린 은행별 제안서 발표회에는 위성호 신한은행장과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이광구 우리은행장이 직접 참여할 정도였다.
우리은행은 현재 서울시 1금고를 비롯해 189개 공공기관과 지방자치단체의 주거래은행을 맡으며 노하우를 쌓아온 강점을 강하게 어필해 이날 승리를 거머쥐었다. 우리은행은 시중은행 최초로 기관고객본부를 운영하고 이를 통해 기관 업무 실력을 키워왔다. 특히 국민연금 주거래은행을 겨냥해 일찌감치 이광구 행장의 지휘하에 전담 조직을 만들어 전 은행의 역량을 집중해 주거래 업무는 물론 정보화 사업, 중장기 전략 등을 철저히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7년부터 올해까지 10년간 국민연금 전담 은행을 맡아온 신한은행은 최근 국민은행에 빼앗긴 '참수리대출'에 이어 또 한번 기관금융 시장에서 패배를 기록하고 말았다. 앞서 지난 7월 국민은행은 역시 신한은행이 지난 10년간 운영해왔던 경찰공무원 전용대출 주거래은행 자리를 차지해 향후 5년간 14만명에 달하는 경찰 대상 최저 1%대 특화대출인 '무궁화 대출'을 독점 공급하게 됐다.
한편 연말까지 주요 기관과 단체의 주거래은행 입찰이 줄줄이 이어질 예정이라 은행들의 각축전은
[박준형 기자 / 김태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