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국회 이학영 의원의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08~2016년 산업은행 퇴직 임직원 124명이 산업은행이 지분을 보유하거나 관리감독하는 기업에 낙하산으로 취업 했고, 올해에도 11명의 퇴직자가 재취업한 것으로 조사됐다. 산업은행 퇴직 임직원들은 재취업 기업의 대표이사나 감사, CFO, 부사장 등 요직에 앉았다.
올해 1월 대우건설에 부사장으로 재취업한 뒤 박창민 전 사장 후임으로 대우건설을 맡은 송문선 사장이 대표적인 한 명이다.
박창민 전 사장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 낙하산 인사 논란에 휩싸였던 인물로, 지난 8월 퇴임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지난해 7월 이상화 전 KEB하나은행 본부장과 최순실 씨와 주고받은 휴대전화 문자메시지에서 이 전 본부장이 박 전 사장을 대우건설 사장으로 추천한 내용을 발견했다. 이 문자가 오간 뒤 한달여 만인 지난해 8월 박 전 사장은 실제로 대우건설 사장에 취임했다. 논란 끝에 사임한 박 전 사장의 후임으로 산업은행 출신 사장이 들어선 것은 '최순실 낙하산'이 '산업은행 낙하산'으로 사실상 바뀐 것이다.
이학영 의원실에 따르면 산업은행의 낙하산 재취업 논란은 매년 단골 메뉴로 등장한다. 여론의 뭇매에 지난해 10월 인사 혁신방안의 일환으로 퇴직 임직원의 재취업 을 전면 차단했다. 하지만 재취업 금지 대상은 구조조정이 진행 중인 기업으로만 한정했다. 대우건설과 같은 정상적인 기업들은 낙하산 인사를 계속 단행할 것이라는 의미가 숨어 있었던 셈이다. 이 같은 원
이와 관련 산업은행 관계자는 "회사를 관리하고 비싼 값에 매각하기 위해서 퇴직 임직원이 대우건설로 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류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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