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나이(Real Age)보다 신체나이(건강나이·생체나이·Body Age)가 적으면 그만큼 질병이나 사고 위험이 낮은 것으로 판단해 보험료 부담을 대폭 완화하는 상품이 나올 전망이다.
예를 들어 50세 남성이 가입금액 5000만원짜리 종신보험을 계약한다면 15년납 기준 월 25만원 가량 보험료를 내야 하는데 신체나이가 30대로 나왔다면 보험료 부담이 30% 가량 줄어드는 상품이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하루 만보 걷기 등 건강관리를 꾸준히 실천하면 이듬해 보험료를 깎아주거나 돌려주는 '건강증진형 보험상품'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7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건강증진형 보험상품 활성화의 일환으로 장기적 관점에서 신체나이를 보험료에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신체나이와 손해율(보험사가 거둔 보험료 대비 지급한 보험금 비율)의 관계를 확인할 수 있는 최소 3년치 통계(데이터)를 축적한다면 신체나이에 따른 보험료 할인이나 할증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이 관계자는 "예컨대 50대라도 신체나이가 30대면 30대에 맞는 보험료를 적용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보험업계에서는 일부 대형사가 신체나이에 따라 보험료를 차등해 적용하는 상품을 검토 중에 있다. 아직 걸음마 단계인 구상과 검토에 머물고 있지만 실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상품개발 담당자들의 설명이다.
한 대형 생보사 상품개발 부문장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신체나이에 따른 보험료를 차별화하는 상품개발을 검토하고 있다"며 구상단계지만 관련 기초통계가 마련된다면 상품개발까지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고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상품을 내놓으려면 건강검진 결과에 따른 위험률 할인·할증이 가능해야 하는데 아직은 보험사가 이를 개발할 수 있는 통계가 부족한 상황이다. 보험료는 손해율과 위험률에 기초해 결정된다. 손해율과 위험률이 낮으면 보험료가 저렴해지고 반대면 비싸진다.
때문에 관련 통계가 축적된 후 적정 보험료율(보험가입 금액에 대한 보험료의 비율)을 만들 수 있는지 여부에 따라 상품 출시와 활성화가 판가름 날 전망이다.
의료계는 건강나이가 젊으면 질환을 앓을 가능성이 낮다는데 동의한다.
양윤준 대한가정의학회 이사장 겸 인제대 일산백병원 교수는 "검진을 통해 산출된 신체·건강 나이가 과학적으로 얼마나 정확한지는 별개의 문제"라면서도 "(방향성 측면에서는) 건강관리를 잘해서 젊은 건강·신체나이가 나온 사람이 만성질환 등을 앓을 확률이 낮은 것은 맞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건강검진 결과를 바탕으로 정확도가 높은 생체(신체·건강) 나이를 계산하는 알고리즘도 나왔다. 의료 데이터 분석기업 메디에이지는 신체 계측 자료, 혈액검사·호르몬 수치 등을 바탕으로 생체나이를 계산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회사 관계자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신체의 기능을 평가해 5가지 장기의 나이, 체형과 관련한
이어 "4년에 한 번씩 산출 모델을 보정해 정확도를 높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디지털뉴스국 전종헌 기자 / 한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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