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기업은행이 공중전화 부스를 리모델링해 만든 길거리 점포를 내년까지 500대가량 줄이기로 했다.
기업은행은 지난 2011년 6월 KT링커스와 협약을 맺고 노후 공중전화 부스를 리모델링해 자동화기기(ATM)를 설치하는 '길거리 점포화'사업을 추진했다. 다른 시중은행에 비해 점포 수가 적은 기업은행과 노후 공중전화 부스 처리 문제로 고민하던 KT링커스 간의 이해관계가 맞았다.
사업 진행에 따라 기존 공중전화부스 3칸 중 2칸에는 ATM을 설치하고 나머지 1칸에는 공중전화와 자동심장충격기를 들였다. 이는 고객의 금융 편의뿐 아니라 심장마비 등 위급상황 시 시민의 목숨을 구하는 공익성까지 반영했다.
하지만 계획과 달리 오프라인 ATM 이용자가 빠르게 감소했고, 몇 년 새 길거리 점포가 전국적으로 1000개가 넘자 관리감독이 소홀해졌다.
높은 운영비 역시 문제가 됐다. KT와 10년 장기계약을 맺은 길거리점포는 타 ATM기기와 달리 KT링커스에 내는 임차료와 제작비, 광고비용 등이 추가로 들어 운영비용이 비싸다. 한해 드는 비용이 하나당 2400만원으로 알려졌다.
이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기업은행의 길거리 점포는 2011년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총 1460억원의 손실을 냈다"며 "2021년까지 800개 점포를 운영하면 손실은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향후 철거 비용은 기업은행과 KT 양사 간 협의를 통해 분담할 예정이다. 비용은 길거리 점포 하나 당 약 200만원으로 내년까지 운영비 외 10억원
기업은행 관계자는 "사용 연한이 5년인 ATM기기를 교체하는 시점에서 새로운 기기를 도입하는 대신 축소하는 방향으로 결정했다"며 "수익성이 떨어지는 점포를 중심으로 정리하되 금융 소외 지역은 수익성이 낮아도 점포를 유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디지털뉴스국 이지영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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