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모주 투자노트 / 동양피스톤 ◆
![]() |
1967년 '동양정공사'라는 개인 기업에서 출발한 동양피스톤은 1977년 법인 전환 후 내연 기관용 엔진피스톤 제조에 주력하며 업계를 선도해왔다. 지난해에만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자동차 9400만대 중 820만대에 이 회사 제품이 공급됐다. 세계 시장 점유율 8.7%로 글로벌 4위인 알짜 업체다.
동양피스톤은 혁신화한 제조공정 시스템을 핵심 경쟁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동양피스톤은 1996년부터 지난해까지 자동화 설비에 총 700억원 이상을 투자했다. 8년 전 640PPM(100만개 중 불량품 640개)이었던 불량률이 올 10월 말 기준으로 0.74PPM으로 크게 낮아졌다. 완성품 100만개 중 불량품이 채 1개가 되지 않는다는 얘기다.
동양피스톤이 전 공정기술에 대한 자체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원가율 절감과 수익 구조 측면에서 눈여겨볼 대목이다. 피스톤 제품의 경우 소재, 주조, 가공, 표면처리공정을 거쳐 제조하게 되는데 동양피스톤은 전 공정 내재화를 통해 생산성과 효율성을 크게 높였다. 현장 자동화부터 공장 운영까지 일체화된 고도화 스마트공장 구현을 통해 생산량 43% 향상, 불량률 74% 감소, 자동화율 19%를 목표로 현장을 운영 중이다.
동양피스톤은 가솔린, 디젤, 산업용 설비에 이르기까지 특화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피스톤 분야의 다양한 제품군을 형성하고 있다. 일반 승용차량부터 특수차까지 자동차 전 분야를 아우르는 제품 포트폴리오가 구축된 상태다. 현대자동차그룹의 1차 협력사로 업계에 자리매김한 만큼 현재 전체 매출에서 현대차 비중이 50%를 차지하고 있지만, 폭스바겐그룹, 포드, 아우디, BMW 등 세계적인 완성차 업체에도 피스톤을 공급하며 자연스럽게 수출 비중을 늘려가고 있다.
반세기 동안 한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탄탄한 업력을 자랑해온 업체답게 매출액과 영업이익에서도 꾸준한 실력을 보여주고 있다. 2014년 2509억원(연결기준)이었던 이 회사 매출은 2015년 2778억원으로 늘었고, 지난해 2980억원의 매출을 올리면서 매출 3000억원을 눈앞에 뒀다. 2014년 102억원이었던 영업이익도 지난해 155억원으로 올랐다. 최근 3년 사이 연평균 22.9%의 이익 성장세를 실현 중이다.
비교적 안정적인 사업 환경을 영위하며 일정 수준 이상의 성장을 유지하고 있지만 정체된 글로벌 자동차 시장과 주요 매출처인 현대차의 실적 악화 등 흉흉한 업황은 다소 아쉬운 대목이다. 연 매출 3000억원에 육박하는 실적과 자기자본 615억원(지난해 말 기준)의 재무 안정성에도 불구하고 공모 희망밴드 하단에서 공모가(5700원)가 확정된 것도 이 같은 업황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22일과 23일 국내외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진행한 수요예측 결과 동양피스톤은 62.8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비슷한 시기에 공모주 청약을 실시한 다른 업체들이 공모가 희망밴드 상단을 차지하며 1000대1을 훌쩍 넘는 청약 경쟁률을 보인 데 비해서는 다소 초라한 결과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내년 자동차 업황은 미국이나 중국이 올해 좋지 않았기 때문에 그 기저 효과로 더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인도 유럽 중국 등 세계 각지에서 20~30년 안에 내연 기관차를 퇴출시키겠다고
동양피스톤은 이번 공모로 조달한 자금을 부채비율을 줄이고 재무건전성을 개선하는 데 활용한다.
동양피스톤의 공모가는 5700원이다. 28일과 29일 청약을 실시해 12월 8일 코스피에 입성할 계획이다. IBK투자증권과 대신증권이 공동 주관을 맡았다.
[유준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