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온라인 펀드 장터 '펀드슈퍼마켓'을 운영하는 이병호 펀드온라인코리아 대표(사진)는 요즘 자신감이 붙었다. 고객 투자자산 총액이 1조원까지 수직 상승하자 펀드슈퍼마켓 문을 두드리는 운용사가 나날이 늘고 있다. 60·70대 지인들마저 펀드슈퍼마켓을 '펀슈'라 짧게 줄여 부르는 게 익숙해졌을 정도.
영국의 온라인 펀드 상품몰을 본떠 한국에 '펀슈'가 만들어진 게 벌써 3년 반 전이다. 2014년 4월 펀슈 출시 당시 코스피는 박스권에 갇힌 상태였다. 투자자들의 환매가 이어지고 국내 공모펀드시장도 타격을 입자 펀슈도 크게 재미를 못 봤다.
하지만 올해는 달랐다. 지난해 말 6266억원에 불과했던 고객 투자자산 규모는 이달 초 1조원을 넘어섰다. 올해만 두 배 가까이 외형 성장이 이뤄진 데는 코스피 상승의 영향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정책적 도움이 컸다. 기존에는 온라인 클래스가 없는 펀드가 많았으나 올 하반기부터 설정되는 모든 증권형 펀드는 온라인 클래스가 의무화된 것. 일반 은행이나 증권사 창구에서 가입할 수 있는 펀드는 모두 온라인으로도 가입할 수 있게 되면서 현재 펀슈에 진열된 펀드 상품만 해도 총 1627개를 찍었다. 기존에 온라인 펀드 판매 채널의 강자였던 키움증권이 팔고 있는 상품 1553개를 넘어선 것이다. 비과세 해외펀드가 올 연말까지 한정 판매되면서 그 덕도 좀 봤다.
그럼에도 펀슈는 설립 이래 지난 3년간 적자였다. 하지만 올해 성장 탄력이 붙기 시작하면서 앞으로는 달라질 것이라는 게 이 대표의 얘기다. 그는 "펀슈의 비즈니스 모델은 펀드를 파는 사람과 사는 사람이 모여 거래하는 플랫폼비즈니스인데 이 비즈니스는 첫해부터 이익을 내지는 못한다"며 "하지만 한번 성장기에 진입하면 급성장하는 게 특징이니 내년에도 두 배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자상거래로 시작해 전 세계 플랫폼비즈니스의 대표주자가 된 아마존도 처음에는 책을 싸게 파는 온라인 책방에 불과했지만 플랫폼으로 진화했다는 얘기다.
펀슈를 단순 장터에서 플랫폼비즈니스로 변화시키기 위한 열쇠는 펀슈에 등록된 금융상품 전문 자문업자(FA), 이른바 온라인 자문서비스가 쥐고 있다. 온라인몰에 펀드를 선택하고 관리하는 역할을 해주는 전문가를 입점시켜 저렴한 수수료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 내년에는 로봇이 대신하는 로봇자문도 나올 예정이다. 자발적으로 싼값에 펀드에 가입하겠다고 온라인몰까지 찾아온 투자자들이 전문가에게 수수료를 내고 가입한다는 게 말이 될까 싶지만 이 대표 생각은 달랐다. 그는 "온라인 자문서비스를
[한예경 기자 / 박윤구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