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여년 만에 민간 생보협회장…신용길 KB생명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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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생명보험협회는 회장추천위원회를 열고 신 사장을 생명보험협회 34대 회장에 단독 후보로 추천한다고 밝혔다. 신 사장은 오는 7일 열리는 생명보험협회 총회에서 회장 선임 건이 의결되면 11일 공식 취임할 예정이다.
신 사장은 이날 매일경제와 전화 인터뷰하면서 "금융당국 의견을 업계에 잘 전달하고 당국에도 업계 의견을 잘 전달하면서 업계 대변인 역할을 충실히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또 생명보험업계 현안에 대해 "보험사들이 사회보장의 한 축을 담당하는 본래 역할에 충실하도록 지원할 것"이라며 "새로운 국제회계기준인 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를 어떻게 정립할지, 특수형태 근로종사자인 보험설계사의 처우를 어떻게 정할지와 관련해서도 업계 입장을 정부에 잘 설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최근 이슈가 된 연금저축 세제 혜택 축소, 보험료 카드 납부와 관련해서도 합리적 해결책을 내놓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업계는 관료 출신이 협회장으로 낙점되는 '낙하산 인사'에 대한 비판을 의식해 전문성이 있는 현직 민간 금융사 사장을 협회장으로 내정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생명보험협회 한 회추위원은 "후보군에서 애초 정부와 금융감독원 출신은 배제하는 게 좋겠다는 업계 측의 공감대가 형성됐다"며 "삼성생명, 교보생명, 한화생명 등 대형사 대표 출신 인사들의 면면을 살펴본 결과 신 사장으로 의견이 모였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민간 보험사에서 오랜 기간 일하면서 쌓은 신 사장의 경력을 높이 평가했다"고 덧붙였다.
신 사장은 24년 넘게 교보생명에서 근무해 생명보험 업계에서 잔뼈가 굵다. 그는 1952년 충남 천안 출생으로 1992년 교보생명 재무기획팀장으로 입사해 자산운용본부장, 법인고객본부장, 교보자동차보험 사장, 교보생명 부사장을 거쳐 2008~2013년 교보생명 사장을 지냈다. 이후 2015년부터 KB생명보험 사장을 역임했다. 그는 서울사대부고와 서울대 독문과를 졸업한 후 미국 조지아주립대학원에서 재무관리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신 사장이 협회장에 내정되면서 과거 관피아가 독식했던 금융협회장에도 민간 전문가 바람이 부는 모양새다.
앞서 손해보험협회가 장관급 인사인 김용덕 전 금융감독위원장을 신임 회장으로 선출하면서 생명보험업계 협회장도 관료 출신이 차지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생명보험업계는 자산 규모가 손해보험업계의 3배에 달해 시장에서는 '형님'으로 통하고 있는 만큼 격을 맞춘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모피아(재무부+마피아) 올드보이가 주요 금융협회 수장 자리를 차지한 데 대해 반발이 커지고 은행연합회장이 신임 회장으로 민간 출신인 김태영 전 농협중앙회 부회장을 내정하면서 분위기가 반전된 것으로 보인다.
김태영 신임 은행연합회장 후보 역시 민간 금융 전문가로 꼽힌다. 농협중앙회에서 금융제도팀 과장, 금융기획부장 등 커리어를 밟으면서 2008~2012년 농협은행의 전신인 농협중앙회 신용부문 대표를 맡아 농협금융지주 출범에 기여했다.
우리은행도 신임 행장 선출을 위한 최종 작업을 벌였다. 30일 오후 우리은행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손태승 글로벌부문장과 최병길 삼표시멘트 대표이사를 대상으로 차기 행장을 뽑기 위한 최종 면접을 실시했다. 최종 후보 한 명을 선택해 이사회 추천 및 후보 확정 작업을 진행했다. 바로 다음날인 1일 오전에 은행장 내정자 기자간담회 일정을 미리 잡는 등 행장 사퇴 혼란을 조기에 수습하기 위해 최대한 일정을 신속하게 진행한 셈이다.
이날
[이승윤 기자 / 김종훈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