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품 분석 / KODEX200미국채혼합 ETF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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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로 절대로 잃지 않겠다는 마음가짐으로 보수적 투자를 하는 사람도 있다. 이런 방식의 투자로 큰돈은 벌지 못하지만 최악의 경우에도 알토란 같은 원금을 지켜낼 가능성이 높아진다. 시장 전체가 오르며 건네주는 수익 정도에 만족하면서 스트레스 덜 받고 장기투자를 할 수 있다. 통상 이 같은 투자 방식을 선호하는 유형은 자연스럽게 지수에 베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를 택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때에 금융위기를 비롯한 폭풍이 몰아친다면 별수 없이 큰 폭의 손실을 감수할 각오를 해야 한다.
삼성자산운용이 최근 내놓은 KODEX200미국채혼합 ETF는 10년에 한 번 올지 안 올지 모르는 글로벌 리스크조차 회피하고 싶은 투자자를 위해 만들어진 맞춤형 상품이다. 극과 극의 성격을 가진 주식과 채권을 4대6 비중으로 담아 어떤 경우에도 수익률 그래프가 단기 급락하는 일은 없도록 설계돼 있다.
이 상품은 코스피200에 40%, 미국채 10년물에 60% 비중으로 투자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눈에 띌 만한 돌발변수가 없는 평시에는 코스피200지수가 상승하며 가져다주는 수익을 챙기는 구조다. 글로벌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미국 국채는 평소 가격에 큰 변동이 없기 때문이다. 코스피200지수가 20%가량 상승한 올해에는 8% 안팎의 수익을 챙겨갈 수 있는 셈이다. 하지만 신흥국가 몇 곳이 부도 위기에 몰리고 장중 코스피가 급락하는 위기 상황에서는 60% 비중으로 담은 미국 국채가 수익률을 지켜줄 안전장치 노릇을 한다. 삼성자산운용은 미국채 10년물에 대해 환헤지를 걸지 않았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치면 가장 먼저 원화를 비롯한 신흥국 통화가 급락하는 경향이 있다. 국제통화기금(IMF) 직전 800원 초중반대였던 원·달러 환율이 1997년 말 2000원 근처까지 치솟은 게 대표 사례다.
만약 이 같은 일이 재발한다면 60% 비중을 담은 미국 국채는 원화값이 하락한 만큼 가격이 상승하는 효과를 내게 된다. 같은 시기 코스피200지수는 폭락할 가능성이 높지만 환율 변동에 따른 환차익이 증시 폭락에 따른 수익률 하락을 커버해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 ETF를 들고 있으면 어떤 상황이 닥치더라도 수익률이 단기 급락하는 일만큼은 피할 수 있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코스피 급락과 원화값 하락 이벤트가 동시에 일어났다"며 "상반된 성격을 가진 두 자산을 조화롭게 배분했기 때문에 분산투자 용도로 쓰임새가 높다"고 설명했다.
상품 구조가 단순하기 때문에 투자자 입장에서 주식 비중을 임의대로 더 높일 수 있는 것도 강점이다. 이 ETF는 코스피200을 추종하는 ETF와 미국 국채 외에는 투자하지 않는다. 따라서 KODEX200미국채혼합 ETF와 별도로 코스피200 ETF를 시장에서 추가로 매수하는 식으로 손쉽게 주식 비중을 높일 수 있다. 4대6으로 설정된 코스피200과 미국 국채 비중을 5대5로 높이거나 6대4로 변환하는 식이다.
이 ETF가 추종하는 '코스피200미국채혼합지수'는 지난 10월 31일 기준 3개월 2.19%, 6개월 5.31%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장기투자자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상품"이라며 "자녀에게 증여하기 위한 상품으로도 눈여겨볼 만하다"고 말했다.
[홍장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