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위 10개사 비교해보니
국내 제약·바이오주에 '코스닥 프리미엄'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시가총액 상위 10위를 차지하고 있는 제약·바이오주를 비교해보니 코스닥 소속 기업들의 주가가 실적 대비 고평가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의뢰해 분석한 결과 유가증권시장의 삼성바이오로직스, 한미약품, 유한양행, 녹십자 등 제약·바이오주 10개사의 시가총액은 지난 15일 기준으로 총 50조4311억원이었다. 이에 비해 코스닥의 셀트리온 '3형제'와 바이로메드, 티슈진 등 10개사 시총은 92조8930억원으로 두 배에 가까운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3분기 누적 매출액 규모는 유가증권시장 소속 10사가 5조1225억원으로 코스닥 10사(1조8419억원)보다 3배 가까이 많았다. 코스닥의 경우 10사 매출액과 영업이익 가운데 셀트리온 3사가 각각 69%, 85%를 차지했다. 하지만 올 들어 주가상승률은 코스피 10사가 평균 15.6%에 그친 데 비해 코스닥 10사는 25.8%에 달했다. 평균 10%포인트 이상 '코스닥 프리미엄'이 붙은 셈이다.
그나마 유가증권시장에서 한올바이오파마가 51% 급등했고 동아에스티와 대웅제약이 20% 이상 상승한 덕분에 '체면치레'를 했다. 종근당, 유한양행, 한미약품, 녹십자 등은 5% 미만 상승에 그치면서 제약·바이오주 열풍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됐다.
반면 코스닥 시장에선 바이오주가 초강세다. 16일 셀트리온 3형제가 최근 주가 급등에 따른 부담으로 일제히 조정을 받았으나 신라젠, 티슈진, 메디톡스 등은 상승세가 꺾이지 않았다. 이 밖에 차바이오텍, 바이오톡스텍, 인트론바이오 등 사명에 '바이오'가 들어간 기업 다수가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이 같은 과열 분위기에도 코스닥의 대다수 바이오주에 대해 증권사 분석 보고서가 존재하지 않는다. 이로 인해 향후
하태기 골든브릿지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바이오 열풍에 대해 "투자 대상의 가치 분석보다 수급에 관심을 갖고 투자하는 심리가 강하다"며 "지금은 투기 수요가 더 증가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평가했다.
[신헌철 기자 / 박윤구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