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나무 블록체인 청사진…스타트업 인수해 키운다

국내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고 있는 핀테크 기업 두나무가 블록체인 산업 활성화를 위한 대규모 투자에 나선다. 이미 세계적 규모의 거래소인 업비트를 운영하고 있는 만큼 가상화폐 거래 환경 발전과 블록체인 산업 생태계 육성을 모두 선도하겠다는 취지다.
두나무는 블록체인 관련 산업에 3년간 총 1000억원을 투자할 방침이라고 26일 밝혔다. 두나무 측은 인수·합병(M&A)과 지분투자를 시작으로 다양한 산업 육성 방식을 검토할 계획이다. 블록체인 산업 핵심 기술뿐 아니라 응용 서비스, 빅데이터, 인공지능(AI), 핀테크 등 관련 미래 기술에 폭넓게 투자한다. 또 투자를 위해 두나무앤파트너스(가칭)를 설립할 예정이다. 맥킨지, 소프트뱅크, 티몬을 거친 이강준 두나무 최고투자책임자(CIO)가 대표로 내정됐다.
이미 진행하고 있는 투자도 있다. 게임에 특화된 블록체인 네트워크 코어와 국내 첫 모바일 크립토 게임을 개발 중인 업체 '코드박스'에 처음으로 투자한 데 이어 블록체인 기반 월릿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는 '루트원소프트'에도 투자를 시작했다. 두나무 측은 두 업체 외에도 여러 스타트업과 투자 관련 사항을 협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업비트는 최근 가상화폐 거래소 중 가장 먼저 '불법 다단계 코인 신고제'를 도입해 시장 안정화에 나서는 등 적극적으로 시장 선도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또 가상화폐 시장 상황을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업계 최초로 개발한 표준지수 'UBCI'를 곧 발표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대규모 투자 결정에 대해 "가상화폐 거래 환경을 주도하는 동시에 성장 가능성이 높은 관련 산업 전반까지 선점하겠다는 공격적 움직임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송치형 두나무 의장은 "한국은 가상화폐와 블록체인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다는 점에서 블록체인 기반 기술의 메카가 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았다"면서 "이번 투자로 관련 기술에 관심 있는 청년들이 스타트업을 창업하는 데 디딤돌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임형준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