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총 상위 20곳 R&D투자 1년새 3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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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 예고에다 차바이오텍으로 대표되는 바이오 기업들의 R&D 비용 처리 문제가 불거지며 주요 상장사 주가가 조정받고 있지만 이들 '삼총사' 주가는 오히려 오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주가 조정기에 실적 개선과 함께 미래 성장성을 위한 투자를 확대하는 종목들이 상대적 강세를 띨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26일 매일경제신문이 이달 연결기준 감사보고서를 제출한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 R&D 비용을 표시한 20곳을 분석해보니 이들의 작년 기준 R&D 비용 합계는 28조899억원에 달했다. 2016년(25조1574억원)보다 2조9325억원 증가했다. 작년 사상 최고 실적을 올린 상장사들이 R&D 투자도 1년 새 3조원 가까이 늘린 셈이다.
글로벌 경쟁력이 높은 반도체와 화학 중심으로 R&D 투자가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1년 새 R&D 투자를 2조108억원이나 늘렸고 SK하이닉스도 3903억원 더 썼다. 같은 기간 LG화학(1921억원), SK이노베이션(1457억원), 네이버(1206억원)도 R&D 투자를 1000억원 이상 늘린 상장사로 이름을 올렸다.
주요 상장사들은 R&D를 판매관리비에 포함시키고 있는데 이 비용이 늘어날수록 전체 영업이익은 줄어든다. 업종에 따라 상업화 가능성이 높은 R&D 투자는 자산으로 처리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 해당 상장사는 단기적으로 실적이 오르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당분간 수익보다는 비용이 많은 일부 바이오 업체가 R&D를 적극적으로 자산 처리하는 이유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지속적으로 투자가 이뤄져야 하는 바이오 상장사들은 회계상 적극적으로 수익 인식을 할 수밖에 없다"며 "R&D의 상업화 가능성은 변수가 워낙 많기 때문에 회계 처리가 자유로운데 일부 바이오 기업들이 과도하게 자산으로 인식할 경우 분식 위험성이 있다"고 밝혔다. R&D 투자는 기업 규모와 업종, 실적에 따라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실제 증가 여부는 매출액 대비 비중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삼성전자는 R&D 투자비 자체는 늘었지만 연간 매출 대비 R&D 비중이 1년 새 7.3%에서 7%로 되레 후퇴했다. SK하이닉스도 같은 기간 12.2%에서 8.3%로 수치가 낮아졌다. R&D 투자비 증가율보다 매출 증가율이 더 높게 나타난 것이다.
9곳 중 올 들어 지난 23일까지 주가가 상승한 곳은 3곳에 불과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는 2.1% 하락했다. 하락장에서 주가를 높인 이들 삼총사는 올해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노리는 곳이란 공통점을 갖고 있다.
세 곳 중 삼성SDS는 최고 주가 수익률(22.5%)을 기록했다. 최근 1년 새 R&D 투자를 115억원 늘렸고 매출 대비 비중도 0.77%에서 0.8%로 증가했다. 물류와 정보기술(IT) 사업을 주로 펼치는 삼성SDS는 최근 IT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으로 주목받고 있는 클라우드와 스마트팩토리(공장 효율화 작업), 빅데이터 분석 등 기업용 솔루션에 대한 R&D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그동안 R&D 투자에 다소 박했던 롯데케미칼이 작년에 투자를 늘린 것에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2016년 0.5%였던 매출액 대비 R&D 투자비는 작년에 0.6%로 올라섰다. 이 같은 투자의 힘으로 롯데케미칼 주가는 올 들어 16.8% 올랐다. 주요 화학 제품의 가격 상승세에 힘입어 올해 영업이익이 사상 처음 3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SK이노베이션도 올해 3조원 넘는 영업이익이 예상된다. 작년 3조2344억원이라는 최고 실적을 또다시 뛰어넘을 기세다. 정유 화학
[문일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