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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주 주가는 지난달 30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특별대표 자격으로 한국을 방문한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정치국 위원이 사드 보복 해제 가능성을 보여주면서 급등하기 시작했다. 중국의 한한령이 해제되면 화장품주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영향을 미친 것이다. 해당 발표가 나온 이후부터 지난 6일까지 LG생활건강 주가는 5.3% 올랐고, 아모레퍼시픽 주가는 7.5% 상승했다.
그러나 증권업계에서 각 종목들에 대해 서로 다른 평가를 내놓은 데다 기업들도 아직 상황은 달라진 게 없다고 하면서 화장품주 주가도 최근 주춤거리고 있다.
나은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중국인 관광객은 48% 감소했지만 면세점 화장품 시장은 20% 성장했다"며 "외국 브랜드와 국내 중소형 브랜드가 선전한 반면 아모레와 LG생활건강이 포함된 대기업 브랜드 매출 비중이 대폭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중국인 수요에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면세점 채널에서 대기업 화장품주 선호에 변화가 나타났다는 것이다.
나 연구원은 "국내 면세점 화장품 중 아모레퍼시픽이 차지하는 점유율은 2016년 21.4%에서 지난해 13.1%로 줄어 대기업 제품 점유율 하락의 주된 요인이었다"며 "중국 다이궁(보따리상)의 수요 변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이고 이들에 대한 구매제한 때문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은 다이궁을 통한 불법 유통을 막기 위해 작년 9월부터 구매제한을 걸어놨다.
반면 NH투자증권은 중국인 관광객이 돌아온다면 아모레퍼시픽의 면세점 구매제한이 완화될 가능성이 매우 커 실적 개선의 폭과 속도가 예상보다 클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하나금융투자는 아모레퍼시픽에 비해 LG생활건강의 구매제한이 더 느슨했다며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판매규제 완화가 되면 회복이 더 가파를 것으로 보기도 했다.
LG생활건강에 대해서도 의견이 엇갈렸다. 한국투자증권은 프리미엄 화장품 위주의 실적 호조가 이어지는 종목이라 유망하다고 평가한 반면 하나금융투자는 생활용품 부문이 실적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국내외 화장품 부문은 견조한 외형 성장과 수익성 개선으로 증익을 지속하겠지만 생활용품과 음료는 부진을 지속하고 있다"며 "두 사업부문이 전년도 상반기 실적 개선의 버팀목으로 작용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실적에 큰 부담이 될
화장품주 전반에 대해 신중한 접근을 권하는 의견도 있었다. 강수민 케이프증권 연구원은 "외부 환경이 우호적으로 바뀌더라도 제품이나 판매 방식에 변화가 없다면 판매 호조는 일시적인 이벤트로 끝나게 될 것"이라며 "숫자가 확인되기 전까지는 보수적인 접근을 추천한다"고 했다.
[정슬기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