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테크윈이 저비용항공사(LCC) 사업 투자금 회수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청주를 기반으로 한 LCC 에어로K는 한화테크윈 보유지분 매각에 나서고 있지만 실사에 나섰던 매수희망 기업이 지분을 사들이지 않기로 가닥을 잡았기 때문이다. 다른 사모펀드(PEF)들도 선뜻 매입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화 측은 에어로K가 LCC 사업 허가를 받지 못한 만큼 투자금을 회수하고 손을 떼겠다는 입장이다.
1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아이에스동서는 에어로K 지분 인수를 위해 실사에 나섰지만 아직 입장을 정하지 않고 있다. 매각 대상은 한화테크윈 보유지분 10%(70억원)와 한화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하고 있던 지분 12%(87억원)로, 총 157억원 규모다.
한화인베스트먼트 지분은 에어로K가 자체 자금으로 사들여 보유 중이고, 한화테크윈은 여전히 에어로K 주주로 남아 있다. 계약서상으로는 한화테크윈도 지분을 에어로K에 넘기고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지만 자금 사정이 여의치 않은 에어로K 측이 지분 매각 시까지 잔류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에어로K 요청으로 6월까지 유예기간을 둔 상황"이라며 "기한이 지나면 회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에어로K는 청주국제공항을 기반으로 운항하려던 LCC다. 한화그룹과 에이티넘파트너스 등에서 투자를 받아 자본금 450억원을 마련한 후 에어버스와 신형 항공기(A320) 8대에 대한 구매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국토교통부가 항공운송사업 면허신청을 반려하면서 사업을 펼칠 수 없게 된 것이다.
당시 국토부는 항공사 간 경쟁이 과열되고 청주공항도 수용 역량이 부족하다는 점을 들어 면허를 내주지 않았다. 여기에 대기업이 LCC 사업에 뛰어든 것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도 국토부 결정에 영향을 준 것으로 전해졌다. IB업계 관계자는 "국토부가 올해에도 항공사 면허 발급 요건을 강화하기로 결정하며 에어로K 사업 인허가가 더 불투명해진 상황에서 아이에스동서도 인수를 고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LCC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어 선뜻 투자하려는 곳도 나오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에어로K는 청주를 거점으로, 일본 대만 중국 중심으로 운항에 나설 예정이었다. 저가 이미지를 극복하기 위해 A320 항공기를 모두 새 비행기로 마련한다는 전략에서 에어버스에 주문까지 마쳤다. 한화는 한화테크윈의 항공기 부품정비사업, 한화갤러리아의 면세사업과 함께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투자에 나선 바 있다.
그러나 번번이 LCC
[진영태 기자 / 윤진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