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당국 수장 상견례 지난 8일 취임한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오른쪽)이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금융위원회를 방문해 최종구 금융위원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김호영 기자] |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9일 금융위 출입기자들과 간담회에서 금융회사의 계열사 지분 매각과 관련해 "(지분 매각 기업의) 경영권 우려가 있다면 방안이 무엇인지 들어보고, 타당하면 금융위 입장이나 국회 논의 과정에 반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 위원장은 또 "일부 우려처럼 외국 투기자본에 의한 경영 위협 가능성이 실제로 있다면 그 상황을 가장 잘 아는 해당 금융사가 그것까지 감안해 자발적 개선안을 검토해달라"고 덧붙였다.
이는 삼성생명과 소통하고 협조할 여지가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개선안을 빨리 내놓으라"고 압박하기만 하던 이전과는 다른 분위기다. 너무 급하게 몰아치지만 말고 삼성생명이 해결책을 마련할 여지를 줘야 한다는 시장 의견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최 위원장은 금융회사의 자산 편중 리스크 해소 차원에서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분 매각 필요성을 언급해왔다.
최 위원장은 또 "삼성생명이 언제까지 개선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정해 놓은 기한은 없고 개선안을 내지 않을 경우 어떻게 조치하겠다고 미리 다음 단계를 준비해놓지도 않았다"며 "삼성생명도 지분 문제 해결에 대한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주식은 우량주라 금융회사에 미치는 위험이 없지 않냐는 질문에는 "삼성전자가 우량주임은 틀림없지만 미래를 정확히 예측할 수는 없다"며 "삼성생명의 총자산에서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이 14%로 다른 생보사 총자산 대비 주식 비중인 0.7%에 비해 20배나 높기 때문에 리스크가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최 위원장은 지난달 대기업 금융회사의 비금융 계열사 주식 소유 문제에 대해 "삼성그룹의 경영 안정성과 삼성에 대한 국민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삼성이 법적 강제가 이뤄지기 전 스스로 해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금융감독원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 처리에 대한 조치 사전통지 사실을 언론에 공개한 것에 대해선 "전례 없이 사전통지 사실을 외부에 공개했고 그로 인해 시장에 충격과 혼란을 준 것이 사실"이라고 답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1일 금감원이 회계기준 위반 내용을 담은 조치 사전통지서를 회사 측에 전달한 사실을 공개한 뒤 주가가 지난 4일까지 26% 급락했다. 상장 요건을 바꿔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시킨 것이 특혜라는 주장에 대해선 "미국 나스닥이나 홍콩 증시도 유망 기업 유치를 위해 적자 기업을 상장시킨다"며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나스닥 상장 요건까지 갖춘 상태에서 우리가 붙잡은 것으로 상장 규정을 고친 건 전혀 문제 소지가 없다"고 단언했다.
전날 취임한 윤석헌 신임 금감원장이 금융감독의 독립성을 강조한 것에 대해 "독립성 강화에 대해 말씀하신 것에 공감한다. 금융감독 본연의 기능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하며 당연히 그렇게 운영될 수 있도록 협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감원이 금융위와 선 긋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협조할 업무는 협조하고, 금융감독 본연의 업무는 금융감독기관에 맡기면 되는 문제"라며 "선을 긋는다는 의미는 언론에서 쓰는 말"이라고 강조했다. 최 위원장은 앞으로 은행과 금융 공기업들의 원활한 구조조정을 돕는 데 힘쓰겠다고 밝혔다.
그는 "구조조정을 돕지 않으면 큰 변화가 와도 대처할 수 없다"며 "눈치 안 줄 테니 희망퇴직을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퇴직금 올려주는 것도 적극 권장하겠다"고 말했다. 은행들이 여론 때문에 퇴직금을 많이 주지 않고 이 때문에 희망퇴직이 잘 이뤄지지 않는다는 의견을 반영한 조치다.
금융사 지배구조법 개편안과 관련해서는 "규제 부담 등을 감안해 금융사 의견을 일부 수용할 예정이나 대주주 적격성 심사 강화 등 핵심 사항은 당초 발표한 정부 원안을 유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최 위원장은 이날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이해관계가 있는 인사를
[김동은 기자 / 이승윤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