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정부의 거듭된 부인에도 불구하고 베트남이 국제통화기금, IMF의 구제를 피할 수 없을 것이란 관측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최악의 시나리오지만 가능성이 점차 커지고 있는 것만은 확실해 보입니다.
엄성섭 기자가 베트남 현지에 다녀왔습니다.
베트남 하노이 공항의 한 상점에 붙어 있는 안내문입니다.
자국 화폐인 동화를 받지 않겠다는 내용입니다.
살인적으로 치솟는 물가때문에 자기 나라 돈을 믿지 않고 있는 것입니다.
인터뷰 : 레꿕 중 베트남 식당 종업원
- "10년 영업하면서 시장에 따라 가격을 조정했는데 최근처럼 단기간에 많이 올린적은 없다. 처음있는 일이다."
1달러에 1만6천200동이라며 대외적으로 발표하는 환율도 실제 쓰이는 환율과 큰 차이가 나면서 의미를 잃어버린 지 오래입니다.
결국 DSG 아시아 애널리스트는 고물가와 환율 문제로 베트남이 6개월 안에 IMF 프로그램 형식의 정책을 필요로 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습니다.
금리 인상 등 통화 긴축과 동화의 평가절하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아셈뱅커스 리서치도 보고서를 내고 최악의 시나리오는 베트남에서 외국 자본이 대거 이탈하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럴 경우 경상수지 위기가 초래되고 결국 베트남이 IMF에 손을 내밀지 않을 수 없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베트남 내부에서도 이런 문제를 공감하는 실정입니다.
인터뷰 : 반 뚜안 비에트콤은행 부행장
- "앞으로 일부 기업들이 신용부실이 생길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은행에 큰 영향을 줄 것이다. 회사채 발행도 이전에는 쉬웠지만 지금은 어려운 상황이다."
베트남이 위기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면 주식시장 붕괴에 이어 회사채 시장 와해, 기업과 은행도산, 그리고 IMF체제라는 과거 한국과 비슷한 상황이 올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베트남 정부는 위기 상황이기는 하지만 IMF의 도움을 받을 정도는 아니라는 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습니다.
성장을 뒤로 하고 물가를 선택한데다 최근 단행한 통화긴축 정책의 효과가 6개월 뒤에는 나타날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인터뷰 : 도안 흥 베트남 증권감독위원회 부위원장
- "지금 중앙은행에서 긴축정책을 진행하고 있는데, 최소한 6개월 정도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현재 소비자들이 지출을 많이 줄인 상황이다. 보통 소비가 줄면 인플레이션도 잦아든다."
공황 상태에 빠진 증권시장도 소위 깡통계좌에 대한 지원 대책 등 증시 안정 대책이 조만간 나오기 때문에
엄성섭 기자
- "IMF의 도움을 받든 안받든 베트남 경제가 위기라는 데는 이견이 없습니다. 이제 관심은 베트남 정부가 이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어떤 정책을 어떻게 펴갈지에 쏠려 있습니다. 베트남 하노이에서 mbn뉴스 엄성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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