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율보다 사회적 가치"…반세기 LH 첫 도전

한국토지주택공사(LH) 박상우 사장(사진)과 임직원들이 '사회적 가치'를 핵심 기치로 내걸며 기업 경영 패러다임의 대전환을 선언했다. 지난 반세기 동안 국내 임대주택 공급 등 서민주거공급자로서 역할을 충실히 다해왔으나 이제부터 단순한 주택공급자를 뛰어넘어 지역사회에 일자리를 제공하고 사회 변화를 이끄는 사회적 기업으로 변모하겠다는 의지다.
LH는 27일 백범 김구 기념관에서 국회와 정부 주요 인사, 사회적 가치 분야 전문가 등 총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한 LH 비전 선포식'을 개최했다.
LH는 이날 '사람과 세상을 이어가는 행복터전'이라는 비전을 내세우며 핵심 가치 5행심(行心)을 공개했다. 어디서나 쾌적하고 안심할 수 있는 '주거의 안심(安心)', 균형 성장 기반 조성을 통한 '상생의 구심(求心)', 사회적 배려와 정의를 실천하는 '사회의 양심(良心)' 등이 5대 핵심 가치다. '5행심'은 세부 요소 13개로 나뉜다. LH는 이 같은 비전과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세부 종합계획을 7월 중 수립·시행할 계획이다.
박 사장은 올해 1월 기존 미래전략실을 미래혁신실로 확대 개편하고 일자리 창출, 인권 등 사회적 가치 업무를 맡게 했다. 지난달에는 한국경제발전학회와 '공공기관, 사회적 경제, 사회적 가치'를 주제로 정책포럼을 개최했다. 공공기관 최초로 소속 직원들을 대상으로 '사회적 경제·가치 분야 심화교육'을 실시하기도 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칼 폴라니의 '거대한 전환'을 참고하며 사회적 가치의 중요성에 대해 연구했다. 폴라니는 자본주의 자유시장은 국가의 능동적 개입을 통해 완성된다고 주장했다. 문호길 미래혁신실 사회적가치추진단 차장은 "사회적 가치의 철학과 내용을 완벽히 이해하고 내실을 다지는 작업을 하다 보니 6개월이라는 시간이 걸렸다"고 밝혔다.
[김강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