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감정원 통계자료에 따르면 전국 17개 특별·광역·도·시 중 14개의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아파트값 상승률은 작년 같은 기간 대비 많이 떨어졌거나 상승세가 꺾였다. 작년 1월 1일부터 10월 1일까지 3개 분기 동안 2017년도 전국 물가상승률인 1.9% 미만으로 아파트값이 올랐던 인천(1.32%), 전북(1.08%), 제주(0.86%)는 모두 2018년 들어 집값 상승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물가상승률보다 조금 높은 2%대 수준에서 올랐던 부산(2.59%)과 강원(2.5%)은 올해 들어 각각 -3.26%, -3.71% 하락했다.
기존에도 마이너스 성장을 거듭하며 미분양이 넘쳐나던 경남(2017년 3분기 누적 -2.86%)과 울산(-1.43%)은 지역을 떠받치던 조선·기계산업 악화에 부동산 관련 규제까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오는 바람에 각각 -8.34%, -8.26%까지 아파트값이 추락했다.
반면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폭등 수준으로 올랐다. 작년 3분기 누적 상승률 3.04%를 기록했던 서울 아파트는 올해 같은 기간 7.03% 올랐다.수도권으로 묶이는 경기는 그나마 1.25% 상승에서 1.18% 상승으로 상승폭이 줄어드는 수준으로 선방했지만, 인천은 올해 들어 아파트값이 0.67%나 하락해 수도권 체면을 구겼다. 특히 '인천의 강남'으로 불리는 송도가 있는 연수구는 작년 3분기 누적 2.4% 성장에서 올해 마이너스로 전환해 0.66% 하락했다.
작년 5월 출범한 문재인정부가 6월 가계부채 대책을 시작으로 8·2 부동산 대책과 최근 9·13 부동산 대책 등을 쏟아내며 '집값과 전쟁'을 선포했지만, 정작 잡으려던 서울 집값은 폭등시키고 가뜩이나 상황이 좋지 않았던 지방 부동산 경기만 안 좋게 만들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정부가 작년 8·2 부동산 대책에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시행을 포함시켰는데, 이것이 지방 아파트 급매를 불러일으키며 가격 하락에 한몫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주택자들이 올해 4월부터 적용된 양도세 중과를 피하기 위해 그전에 지방 아파트부터 처분했기 때문이다.
경기가 좋지 않은 지역의 충격은 더했다. 울산의 대표 부자 아파트로 꼽히는 '문수로 2차아이파크 2단지' 전용 84㎡는 작년 6억2700만원까지 거래됐지만, 계속 실거래가격이 떨어지더니 지난 8월에는 5억6500만원까지 내려갔다.
입주가 시작됐는데도 팔리지 않아 '불 꺼진 새 아파트'도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8월 말 기준 미분양 주택은 1만5201가구였는데, 이 중 서울 미분양 주택은 2
최근 대출을 강하게 조이고 종합부동산세 등 세금을 확 올리는 9·13 부동산 대책까지 발표하면서 일단 시장은 숨 고르기에 들어갔지만, 서울뿐 아니라 지방 상황이 나아지기 어려워 보인다는 게 문제다.
[박인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