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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국내외 알짜 기업을 인수·합병하거나 투자를 꾸준히 늘리는 등 적극적인 성장 위주 정책을 펴며 수익성을 높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 조정 장세가 지속되며 중장기 지표인 ROE가 작년보다 올해 일제히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이들 종목에 대한 투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10일 매일경제신문이 에프앤가이드와 함께 25대 그룹 상장사 101곳의 올해 예상 ROE(증권사 3곳 이상 추정치 평균)를 조사해 보니 평균 9.8%로 나타났다.
ROE는 상장사가 자기자본을 활용해 1년간 얼마나 벌어들였는지를 나타내는 수익성 지표다. ROE 10%는 자기자본 10억원으로 1억원의 이익을 냈다는 뜻이다.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런 버핏은 ROE가 최근 3년간 평균 15% 이상인 종목에 투자할 것을 추천하기도 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배당이 늘면 분모인 자기자본이 줄어 ROE가 높아지는 경우도 있지만 이보다는 분자인 이익이 꾸준히 증가해 ROE가 상승 추세인 종목에 투자하는 게 주가수익률 측면에서 낫다"고 말했다.
포스코그룹에서는 포스코켐텍이 버핏의 추천을 받을 만하다는 평가다. 작년 17.2%에 달했던 ROE가 올해 20.5%까지 높아지고 당분간 20%대를 유지할 것이란 추정이 증권가에서 나오고 있다. 그룹에서 ROE 기준으로 가장 수익성이 높은 종목이다.
포스코켐텍은 2차전지 소재인 음극재를 생산하는 업체다. 최근 전기차 시장이 커지면서 이 같은 배터리 핵심 소재 업체의 주가와 실적은 올 들어 크게 좋아지고 있다. 이 업체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작년보다 각각 4.4%, 39.4% 증가할 전망이다. 전망도 밝은 편이다. 포스코그룹은 향후 5년간 10조원을 2차전지 소재 등 신사업에 투자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포스코켐텍의 음극재 매출은 앞으로 연간 50% 이상씩 성장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그룹 내 다른 업체이자 양극재 업체인 포스코ESM과 통합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CJ제일제당은 바이오 사업 실적 개선으로 수익성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작년 6월 글로벌 1위 농축대두단백(SPC) 업체 셀렉타를 2200억원에 인수하며 탄력이 붙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셀렉타를 인수해 SPC 시장에서 40% 이상 점유율로 글로벌 1위 자리를 꿰찼다.
이외에도 동물 사료에 들어가는 필수 아미노산(라이신) 등이 포함된 바이오 사업은 올 들어 실적 개선의 중심 축이 되고 있다.
이 업체의 또 다른 주력사업은 가공식품이다. 올 하반기에 햇반, 스팸, 냉동만두 등 주요 제품 가격을 인상했기 때문에 실적이 개선될 전망이다.
여기에 사업 구조조정 효과로 순이익이 급증하는 모양새다. 이 업체는 지난 4월 CJ헬스케어를 1조3100억원에 매각해 영업 외 실적이 증가했다. 작년 대비 올해 영업이익 증가율이 8.2%인 데 비해 순이익 증가율은 151.8%에 달하는 이유다.
이에 따라 CJ제일제당의 ROE는 작년 10.9%에서 올해 24.1%로 1년 새 2배 높아질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는 CJ제일제당이 풍부해진 현금 여력을 또 다른 성장 기회로 삼는 것에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이 업체는 미국 냉동식품업체 슈완스컴퍼니를 인수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슈완스는 아이스크림, 냉동피자, 냉동디저트 등을 주력 제품군으로 하고 있어 CJ제일제당의 약점을 보완해 수익성을 높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그룹은 삼성과의 '빅딜(사업교환)'을 통해 2015년 롯데정밀화학을 품에 안았다. 이후 노후 설비를 폐쇄하는 등 사업 효율화 과정을 거치며 실적이 살아나고 있다. 2015년 당시 900억원이었던 순이익은 올해 2251억원으로 3년 만에 2.5배 증가할
이 업체는 암모니아, 가성소다, 에피클로로히드린(ECH) 등 화학제품을 생산하고 있는데 최근 가성소다 가격이 오르며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작년 말 1317억원이었던 현금성자산은 지난 6월 2490억원으로 6개월 새 89.1% 급증했다. 늘어난 현금으로 대규모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문일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