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년 동안 코스피 시장에 신규 상장한 기업 28곳 가운데 6개 기업만이 임직원에게 스톡옵션을 부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규상장사 중 스톡옵션을 부여한 기업은 덴티움, 화승엔터프라이즈, 넷마블, 오렌지라이프, 애경산업, 티웨이항공이다.
스톡옵션을 발행한 6개 기업 중 행사가와 현 주가를 비교하면 스톡옵션이 유의미한 기업은 넷마블, 오렌지라이프, 애경산업 3곳 뿐이다.
넷마블은 스톡옵션 발행 이후 주가가 큰 폭으로 올랐다. 총 5회에 걸쳐 스톡옵션을 발행했는데, 이 중 4회는 상장 전에 발행한 것이다. 넷마블이 상장 직전 발행한 스톡옵션 4회차(2016년 5월 13일)의 행사 가격은 6만6326원이다. 그로부터 약 1년 후(지난해 5월 12일) 상장한 넷마블은 시초가 16만5000원을 기록하며 스톡옵션 행사의 2배를 웃도는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권영식 넷마블 대표는 전 거래일 종가(11만4000원)로 추산하면 스톡옵션 행사로 약 26억원의 차익을 남길 것으로 예상된다.
오렌지라이프(옛 아이엔지생명)는 지난 2014년 6월23일부터 지난해 3월 22일까지 총 29명의 임직원에게 스톡옵션을 부여했다. 이들이 부여한 스톡옵션의 행사가는 2만2439원으로 전 거래일 종가(2만9200원)로 계산하면 약 146억원의 차익 실현이 가능하다.(미행사수량 215만3530주 기준)
애경산업 역시 스톡옵션 발행 후 주가가 크게 올랐다. 이들은 지난 2015년 11월 5명의 임원에게 행사가 1만2000원의 스톡옵션을 부여했는데, 시초가는 이보다 133% 높은 가격인 2만8000원에 형성됐다. 이후 애경산업은 지난 7월 최고가(7만9000원)를 경신했다.
스톡옵션은 기업이 임직원에게 자기 회사 주식의 일정 수량을 일정한 가격으로 매수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것으로 일종의 성과 보상 시스템이다. 회사의 장기적인 성장을 도모하고, 우수한 인재를 끌어오는 당근책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하지만 코스피 상장사의 경우 스톡옵션이 실질적인 보상이 되지 않을 확률이 높아 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기업이 드문 것이 현실이다. 코스닥 상장 기업과 비교하면 이미 기업이 성숙기에 접어들어 큰 폭의 성장을 기대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기업 오너나 대주주의 입장에서는 스톡옵션 발행에 따른 지분희석을 꺼릴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상법 제542조의3(주식매수선택권)에 따르면 상장회사는 발행주식총수의 100분의 20의 범위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한도까지 주식매수선택권을 부여할 수 있다. 결국 기업 오너의 입장에서는 기존에 확보한 지분이 줄어드는 효과를 감수해야 하는 것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우수한 인재를 스톡옵션을 통해 영입하려 할 때, 오너나 대주주의 입장에서는 기업 성장 가능성과 지분희석의 크기를 비교할 수밖에 없다"며 "어차피 성장 가능성이 크지 않다면 스톡옵션 발행보다는 기업이 현재 보유한 자금을 활용하는 것을 선호할 가능성
황 연구원은 "IT기업, 특히 젊은 CEO의 경우 기업이 오너의 소유라는 전통적인 기업관에서 벗어나 기업을 공유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크지 않다"며 "기업의 지분을 분산시켜 이익의 충분한 공유를 통해 사회적인 효용을 극대화해나가는 경영 전략을 사용하기도 한다"고 밝혔다.
[디지털뉴스국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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