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이 신제품 '신라면 건면' 돌풍과 미국시장 고성장세에 힘입어 올해 영업이익 1000억원을 돌파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농심은 지난 3년간 1000억원대 영업이익을 올린 적이 없다.
8일 유가증권 시장에 따르면, 농심 주가는 연초 이후 11.15% 상승했다. 이같은 상승세는 지난 달 선보인 '신라면 건면'의 인기가 큰 역할을 했다. 신라면 건면은 튀기지 않는 건면을 사용해 기존 라면보다 칼로리를 70% 수준으로 낮춘 제품이다. '건강한 라면' 이미지가 확산되면서 고가 라면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이에 출시 보름만에 300만개가 넘는 판매고를 올렸다. 지난 해 농심 연간 라면 판매량이 약 2200만개인 점을 감안하면, 건면은 출시 보름만에 작년 판매량의 10분의1 이상 팔려나간 셈이다. 이와 함께 30년만에 재출시된 '해피라면'은 레트로 감성을 자극하는 동시에 저렴한 가격대로 저가 라면시장을 주도하는 오뚜기 진라면을 바싹 뒤쫓고 있다.
건면과 해피라면의 인기로 시장에서는 농심이 4년만에 영업이익 1000억원을 다시 넘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농심의 전체 매출에서 라면의 비중이 3분의 2에 육박하는 만큼, 라면 제품의 인기 상승은 곧바로 실적에 영향을 미친다. 회사는 지난 2015년 연간 영업이익 1183억원을 올렸으나, 이듬해부터 1000억원 밑으로 떨어진 뒤 3년째 1000억원을 넘지 못했다.
미국 등 해외 시장 판매 증가도 장밋빛 전망에 힘을 보태고 있다. 특히 미국 내 4000여개 월마트 전점에 신라면이 입점한데 이어 유통 채널을 확장하고, 지난해 10월 단행한 가격 5% 인상 효과로 지난 4분기 매출액이 14%, 영업이익이 36.8% 증가했다. 미국 라면시장 점유율도 2008년 2%에서 지난해 15%까지 확대됐다. 줄곧 적자를 기록하던 중국시장도 내륙 지역으로의 확장과 온라인 채널 강화로 지난해 4분기 최초로 흑자전환했다.
박애란 KB증권 연구원은 "국내 라면 실적이 주력 제품의 리뉴얼, 경쟁사의 신제품 효과 완화, 비용 절감 등으로 개선되고, 유통채널 확장에 따라 미국과 중국 법인의 성장이 지속될 것"이라며 "2015년 이후 4년 만에 영업이익 1000억원대에 재진입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증권사 3사 이상의 전망치 평균에 따르면 농심은 올해 연간 매출액 2억3721억원, 영업이익 1093억원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농심 주가도 국내외 경쟁사들에 비해 저평가됐다는 분석이다. 블룸버그와 KB증권에 따르면 2019년 실적 기준 농심의 주가수익비율(PER)은 15.7배로, 오뚜기(18.6배), 일본 닛신(29.3배), 중국 팅이(20.7배)보다도 낮은 편이다.
[조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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