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위원장은 이날 대구 지역 현장 방문 직후 기자들과 간담회를 하면서 "아시아나항공은 영업력이나 현금 흐름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재무제표 일부 항목에 대한 평가와 관련해 한정 감사의견을 받았다"며 "회사가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감사의견을 수정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한 것으로 판단할 때 당장 자금 흐름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시자료에 따르면 금융기관이 아닌 회사채나 자산담보부증권(ABS) 등 시장성 차입금이 1조원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기업이 정상적으로 영업을 한다면 상환에 문제가 없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보다 근본적으로 회사와 대주주가 좀 더 시장에서 신뢰할 수 있는 성의 있는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최 위원장 발언은 다음달 6일 만료를 앞두고 있는 채권은행과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맺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양해각서(MOU) 연장 여부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금호아시아나가 영구채 발행을 통해 부채비율을 낮추려고 했지만 지난주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한정 감사의견으로 인해 영구채 일부 발행이 무산됐기 때문이다. 박삼구 회장은 이미 지난해 12월 산업은행 보증여신 기한을 연장하기 위해 금호고속과 금호산업, 아시아나항공 주식 일부를 산은에 담보로 제공했는데, 다음달 MOU 연장 때에는 담보 제공 범위가 더 커질 가능성도 있다.
이날 한국신용평가는 아시아나항공 신용도와 연계된 ABS 신용등급을 하향 검토 대상에 등록했다. 한신평은 "최근 항공산업 내 높은 경쟁 강도가 지속되는 점, 회사 재무구조상 유동화 차입금 비중이 큰 상황에서 위탁자 신용도가 변동될 가능성이 있는 점 등은 아시아나항공 영업 능력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해당 ABS의 미상환 잔액 합계는 총 1조1277억원가량이다. 앞서 한신평은 지난 22일 감사의견 '한정'을 받은 아시아나항공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BBB-'로 유지하고 하향 검토에 등록한 바 있다. NICE신용평가 역시 아시아나항공의 장·단기 신용등급을 '하향 검토 등급 감시' 대상에 올렸다.
아시아나항공을 둘러싼 상황이 심상치 않은 것은 신용도가 ABS 조기 상환 여부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과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차입금 1조원가량을 상환해 2018년 말 기준 남은 총 차입금은 3조4400억원이며, 그중 1년 내 상환해야 하는 금액이 1조3200억원이다. 문제는 차입금 가운데 일부가 '회사채 신용등급이 BBB- 미만으로 하락할 경우 ABS를 조기 상환한다'는 조건이 명시돼 있다는 점이다. 특약이 발동되면 아시아나항공은 ABS 투자자 등에게 원리금을 모두 지급할 때까지 아시아나항공은 항공권 판매로 벌어들인 수익을 한 푼도 갖지 못한다.
이 같은 신용등급 하향 우려가 확산되면서 증권사들은 아시아나항공 목표 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이와 관련해 아시아나항공은 "신용등급 하락은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이른 시일 내에 재감사 절차를 거쳐 적정의견을 받아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키겠다"고 설명했다.
[정석환 기자 / 조희영 기자 / 대구 = 이새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