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3기 신도시의 개발 첫 단계인 주민설명회를 생략하고 있다.
정부가 최근 들어 중소규모 신규 택지 개발 때 반발하는 주민들 눈치를 보다 슬그머니 주민설명회를 연이어 생략한 데 이어 3기 신도시 역시 마찬가지가 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부는 공청회 등 다른 방법을 통해 주민 의견을 반영한다고 해명했지만 실제 땅 주인들인 해당 지역 주민들의 불만이 가라앉을지는 미지수다.
5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과천 과천지구에 대한 전략환경영향평가 주민설명회를 생략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지난달 25일 주민설명회를 열려고 했는데 주민들이 설명 듣기를 거부해 무산됐다"며 "설명회를 생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략환경영향평가는 개발 사업이 결정되면 주변 환경에 미칠 영향을 평가해 도시계획 밑그림을 그리는 첫 단계다. 그중에서도 주민설명회는 개발 사업과 환경영향평가 취지를 주민에게 설명하는 일종의 '관문'이다. 물론 환경영향평가법 13조와 시행령 18조에 따라 설명회를 생략하는 것이 가능하다. 개발 사업이 주민 반발 등으로 지나치게 늘어졌을 때 생길 수 있는 폐해를 방지하기 위한 규정이다.
그러나 지역 주민들은 현 정부 들어 추진 중인 택지개발 사업에서 이 같은 사례가 너무 잦다고 지적하고 있다. 중소 규모 신규 택지 중 10군데서 이미 주민설명회가 생략됐고, 3기 신도시에서 같은 사례가 시작부터 나타난 것이다.
개발업계에선 △남양주 왕숙 △하남 교산 △인천 계양테크노밸리 등 남은 3기 신도시들도 주민설명회를 열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보고 있다. 4월 말 열릴 예정이던 이들 지구 설명회는 역시 주민 반발 등의 이유로 5월 14~16일 잇달아 개최하는 것으로 일정이 밀렸다.
국토부는 설명회를 열지 않더라도 주민 의견을 청취하는 '장치'는 마련돼 있다는 입장이다. 일정 인원 이상의 주민이 동의하면 공청회 개최도 가능하고 행정기관 정보통신망에 설명 자료를 게시한다는 것이다.
수도권 3기 신도시 주민들은 '사업 백지화'를 요구하며 반발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2월 말엔 정부세종청사 앞에서 연합 집회를 열었고, 3월 말엔 청와대 앞까지 올라와 집회를 개최했다. 특히 청와대 집회엔 약 4000명이 참석했다고 3기 신도시 대책위원회는 추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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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동우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