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식형펀드 자금 엑소더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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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펀드와 일임자산을 합쳐 2월 9430억원, 3월 2조451억원, 4월에 2조1479억원이 빠져나간 데 이어 이달에는 5거래일 만에 1조9620억원이 유출됐다. 빠져나간 자금은 채권형 펀드 등 안전자산과 단기 대기성 투자처인 머니마켓펀드(MMF)로 쏠리고 있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0억원이 넘는 공모 펀드를 기준으로 국내 채권형 펀드 설정액은 10일 기준 일주일 동안 3439억원이 증가했다. 해외 채권형 펀드 역시 1040억원이 늘었다. 최근 들어 무역전쟁에 대한 증시 불안으로 채권 금리가 하락하자 채권형 수익률이 올라가면서 채권 투자 수요가 더 늘어난 것이다.
국내 설정된 MMF의 설정액은 10일 기준 일주일 동안 9조9132억원이 늘었다. 연초 이후 MMF에 들어온 자금 규모가 25조8487억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순유입 자금 중 38.3%가 지난 한 주 동안 쏟아진 것이다.
MMF는 대표적인 단기 부동자금으로 수시 입출금이 가능하다. MMF의 수익률은 1% 초중반대로 종합자산관리계좌(CMA)보다 높다. 수수료가 없고 언제든 환매가 가능해 투자자들이 증시에 대해 관망세를 보일 때 투자금이 늘어나는 경향을 보인다.
주식에서 채권으로의 자산 선호 이동은 지난해 3분기 글로벌 증시 급락에 따른 트라우마에서 비롯된 것이다. 특히 하락장에서도 숏 전략을 통해 수익률을 방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던 롱숏 펀드가 무더기 손실이 나면서 주식형 펀드에 대한 실망이 커졌다.
한 사모펀드 운용사 대표는 "지난해 롱숏 전략을 쓰는 대표적 사모 주식형 펀드들도 마이너스가 나자 신규 주식형 펀드는 사모 펀드라 해도 금융권에서 고객들에게 권하기가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사모 주식형 펀드를 대신해 금융권에서는 공모 채권형 펀드와 사모 대체자산 펀드를 주로 추천 펀드 라인업에 올리기 시작했다. 수익률은 상승장에서의 주식형 펀드보다 높지 않지만 시장 상황과 상관없이 안정적 성과를 얻을 가능성이 높은 상품을 택해 고객들로부터 항의를 덜 받을 마케팅 전략을 가동하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최근 높아진 리스크 회피 심리 때문에 향후 높은 수익률을 얻을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장기 투자의 경우는 시장 변동성으로 인한 리스크가 어느 정도 상쇄되기 때문이다.
자산 배분 전문가들 역시 최근 글로벌 주가 조정 국면이 단기에 그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글로벌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미·중 간 무역 갈등 고조가 다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가리란 예상에서다. 무역전쟁을 장기간 끌고 가기에는 미국과 중국의 대내외 경제 상황이 부담스럽다는 평가다.
신동준 KB증권 리서치센터 자산배분전략부장은 "중국은 물가와 집값 반등으로 추가 통화완화를 펼치기 부담스러운 데다 경기 부양 여력도 상당히 소진됐다"며 "미국도 올해 중반부터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경제지표가 둔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단기 변동성은 확대되겠지만 시장에 미치는 충격이 단기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다만 대차거래와 신용융자 잔액 등 공격적 성향의 증시 주변 자금 지표들은 향후 반등장을 예상하는 데 모이고 있다. 9일 국내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10조7180억원으로 올해 최고치인 10조7805억원에 육박했다. 최근 한 달 사이 3458억원 증가한 수치다.
신용거래융자는 개인들이 돈을 빌려 주식에 투자하는 투자 기법으로 신용거래융자 잔액의 증가는 향후 반등장에 베팅하려는 투자자들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대차거래 추이는 감소세다. 2일 국내 증시 대차거래 잔액은 70조5188억원이었는데, 10일 65조2587억원으로
[김제림 기자 / 유준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