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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하반기에도 상반기처럼 약한 수준의 기상이변이 예상돼 농산물 전반의 가격 상승을 이끌 만한 요인을 찾아보기 힘들다는 분석이 나온다.
16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설정된 8개 농산물 펀드는 올해 초 이후 지난 15일까지 평균 9.95% 손실을 봤다. 에프앤가이드가 분류하는 43개 유형의 테마 펀드 중에서 가장 부진한 성과를 기록 중이다. 천연자원 펀드(8.93%)와 원자재 펀드(4.13%), 금 펀드(0.43%) 등 커머디티형 펀드 상품과 비교해 성과 차이가 크게 난다. 일부 원유 펀드는 같은 기간 30%가 넘는 수익을 내기도 했다.
반면 농산물 펀드는 최근 1년과 2년을 기준으로도 19.54%, 23.85% 손실을 내 장기 부진까지 이어지는 상황이다. 옥수수와 대두, 밀 등 3대 농산물에 투자하는 삼성KODEX3대농산물선물 ETF는 최근 1년간 22.74% 손실을 봤고, 신한BNPP애그리컬쳐인덱스플러스 펀드는 3년간 손실률이 37.25%에 달했다. 수익률 부진에 자금 이탈까지 겹치면서 농산물 펀드의 총순자산은 올해 들어 1000억원 밑으로 곤두박질쳤다.
문제는 앞으로 상황이 그리 녹록지 않다는 데 있다. 우선 당장 글로벌 곡물시장의 수급 전망상 높은 재고율이 부담스럽다는 평가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4월부터 시작된 미국 곡물 파종에서 면적 확대가 예상되는 옥수수와 더불어 콩, 밀까지 파종을 저해하는 기상 악재가 부재했다"며 "단기적으로는 3대 곡물의 전반적인 높은 기말 재고율 전망이 가격 하방 압력을 가중시킬 수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3대 농산물 외에 커피와 원당(설탕) 등 다른 농산물은 강달러가 변수다. 글로벌 농산물 시장에서 커피는 브라질, 원당은 인도가 주요 수출국인데, 강달러로 인한 현지 통화의 상대적인 약세로 달러표시 공급가
황 연구원은 "커피와 원당 모두 생산 예상치가 상향 조정되며 가격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며 "하반기에 달러 강세 부담이 완화되거나 기상이변 발생 가능성이 커져야 농산물 가격 턴어라운드를 가져오는 재료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유준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