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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대한통운은 27일 슈넬레케 인수에 대해 "해외 물류업체와 실시하는 파트너십, 합작, 투자 등 글로벌 사업 확장 측면에서 다양한 기회를 검토했으나 대내외 환경 변화로 인해 진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는 공시를 냈다.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CJ 측은 자금 부담과 신용등급 하락에 대한 압박 등으로 올해 초부터 슈넬레케 인수 철회를 검토해 왔으며, 최근 최종 포기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IB업계 관계자는 "슈넬레케 인수는 최대 1조원에 달하는 딜로서 지난해 CJ가 의욕 있게 밀어붙였지만 연초부터 분위기가 바뀌면서 그 동력을 상실했다"며 "그룹 차원에서 그간 인수한 회사들의 내실을 다진 뒤 다시 공격적인 M&A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CJ는 2030년까지 3개 이상 사업에서 세계 1등이 되는 '월드 베스트 CJ'를 목표로 해외 기업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서 왔다. 특히 CJ대한통운은 2015년 중국 냉동 물류사인 룽칭물류를 인수했고, 2017년 10월에는 베트남 물류회사인 제마뎁의 물류·해운 부문 지분을 50.9% 확보하기도 했다. 또한 지난해 종속회사 'CJ로지스틱스 USA'를 통해 미국 물류업체 'DSC로지스틱스'를 2314억원에 인수한 바 있다.
시장에서는 CJ가 내실 다지기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1조원에 달하는 기업을 추가로 인수하면 그룹에 재무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CJ대한통운 CJ제일제당에 지주사인 (주)CJ까지 최근 차입금이 대폭 늘면서 신용등급 하강에 대한 압박도 받고 있다. 지주사 순차입금이 지난해 10조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슈넬레케 인수 주체였던 CJ대한통운도 매출은 우상향하고 있지만 부채가 늘어나며 재무에 부담을 주고 있다. 실제 매출은 2017년 7조1104억원에서 지난해 9조2197억원까지 크게 상승했으며, 영업이익도 2357억원에서 2427억원으로 소폭 증가했다. 같은 기간 부채는 3조5000억원대에서 4조7000억원대로 상승했고 부채비율은 150%를 넘어섰다. 이자 부담이 늘어나면서 영업이익률은 3%대에서 2.6%까지 떨어
IB업계 관계자는 "CJ가 공격적인 M&A로 매출을 키우는 데 성공하고 있지만 막대한 자금을 조달하면서 부담이 늘어나고 있다"며 "최근 투썸플레이스를 매각하는 등 사업 재편이 진행되고 있어 이에 대한 효과가 나타나면 다시 대형 딜에 뛰어들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진영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