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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공기업은 관례상 수장 교체가 유력한 가운데 시중은행장 임기 연장 여부는 실적에서 판가름 날 전망이다. 금융기관은 뚜렷한 주인이 없기 때문에 수장 임기가 끝날 때쯤에는 이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내·외부 인사들의 물밑 작업이 끊이지 않는다. 현 정부 들어 이 같은 기조가 완화됐다고는 하지만 '낙하산'과 각종 '투서' 논란은 여전하다. 4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다음달 임원추천위원회를 열고 9월 23일 임기가 끝나는 심 행장의 후임 선임을 논의할 예정이다.
케이뱅크는 KT 주도로 우리은행 NH투자증권 한화생명 등이 참여해 출범한 인터넷전문은행이다. 이 때문에 초대 행장도 KT 회장 비서실장 등을 지낸 심 행장이 맡았다. 당초 케이뱅크 증자를 마무리하는 작업이 남아 있어서 심 행장 임기가 연장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최근 증자에 대한 KT 책임론이 부각되고 있어 정확한 방향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오는 11월에는 허인 KB국민은행장의 2년 임기가 끝난다. KB금융은 그동안 최고경영자(CEO)에게 큰 문제가 없다면 2년 임기 후 1년을 연장해줬다. 또 윤종규 KB금융 회장 임기가 내년 11월까지이기 때문에 손발을 맞추는 차원에서 임기가 1년 연장될 가능성이 높다.
11~12월에는 캠코 예탁결제원 IBK기업은행 등 금융공기업 수장들 임기가 줄줄이 끝난다. 11월이 임기 만료인 문창용 캠코 사장 후임에는 기획재정부 출신 인사가 올 것으로 예상된다. 직전 홍영만 사장이 금융위원회 상임위원 출신이긴 하지만 전임 이철휘·장영철 사장 등은 모두 기재부 출신이었다. 금융위 쪽에서 마땅히 올 인물이 없다는 시각도 있어서 이번에도 기재부 출신이 사장 자리를 꿰찰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병래 예탁결제원 사장 임기는 12월까지다. 금융권 일부에서는 김근익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이 예탁결제원 사장으로 이동하고, 이병래 사장이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으로 자리를 옮길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특히 정부 개각 때 금융위원장이 포함되면 금융공기업 수장들 이동 폭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금융위원장 하마평에 오르고 있는 은성수 수출입은행장이 위원장이 된다면 이 자리는 유광열 금감원 수석부원장이 메울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김도진 기업은행장 임기도 올해 말까지다. 금융권에서는 정은보·김용범 전 금융위 부위원장이 하마평에 오르는 가운데 내부 출신 인사 3~4명도 거론되고 있다. 기업은행장은 금융위에서 제청하고 대통령이 임명하는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과거에는 공무원 출신이 차지하는 사례가 많았다. 일각에서는 내부 승진 가능성을 제기하지만 현재 김 행장까지 3연속 내부 출신 은행장이 나왔다는 점이 변수로 꼽한다.
이대훈 NH농협은행장 임기도 올해 12월 말이다. 농협은행장은 통상 임기가 1년인데, 이 행장은 지난해 한 차례 연임에 성공해 올해가 2년 차다. 과거에는 농협은행장을 3년째 한 전례가 없다. 후임으로는 최창수 농협금융지주 부사장, 이구찬 농협캐피탈 사장, 이창호 농협은행 수석부행장 등이 거론된다.
내년 3~4월로 시점을 넓히면 금융지주 회장 4명이 임기가 끝난다. 잇단 인수·합병(M&A) 성공으로 신한금융을 리딩뱅크 자리에 올려놓은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연임할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된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올해 초 지주회사 체제를 출범시킨 손 회장은 자산운용사와 부동산신탁사 등을 사들이며 지주사 위용을 갖추는 데 주력하고 있다. 손자회사인 우리카드·종금의 자회사 편입과 추가 M&A 등 산적한 일 때문에 연임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이렇게 되면 2020년 12월까지가 임기인 우리은행장 자리는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
김지완 BN
[이승훈 기자 / 김동은 기자 / 김태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