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가치가 다시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언헤지' 펀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언헤지 펀드는 원화가치가 떨어질 경우 해외에서 벌어들이는 수익에 더해 환차익까지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원화가치가 상승할 경우 손해도 발생하기 때문에 환율 전망에 근거해 신중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 대비 원화값은 전 거래일 대비 0.85% 오른 1181.50원을 기록했다. 연초 대비 5.75% 오른 수치다. 엔화 대비 원화 가치도 연초 이후 7.29% 떨어졌으며, 홍콩달러 대비 원화값도 6.29% 떨어졌다. 같은 기간 중국 위안화 대비 원화가치도 5.33% 떨어졌다.
원화가치가 떨어지면서 언헤지 펀드는 헤지펀드 대비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투자하는 국가의 통화로 주식 등에 투자하는데 해당 국가의 통화가치가 오를 경우 한국으로 돈을 들여올 때 환차익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해외 언헤지 펀드는 주로 달러, 엔화, 위안화, 홍콩달러 위주로 구성되는데, 이들 통화 대비 원화가치가 올해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해외 펀드 가운데 수익률(레버리지 제외)이 가장 높은 미래에셋차이나본토2 언헤지는 연초 이후 수익률이 58%를 기록하고 있다. 같은 펀드의 헤지 상품은 올해 수익률이 53%로 5%포인트 이상 낮다. 달러화로 거래되는 블랙록월드골드펀드도 언헤지는 올해 수익률이 23%지만 헤지형은 16%를 나타내고 있다. 아시아 주요국에 투자하는 마이다스아시아리더스도 헤지(16%)와 언헤지 수익률이 5%포인트 이상 차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 원화가치가 다시 하락하면서 언헤지 펀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달러화 대비 원화값은 지난달 말 1150원까지 올랐으나 일본이 반도체 핵심 소재 수출을 제재하면서 다시 1200원대를 바라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언헤지 상품에 대한 투자에는 신중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원화가치가 다시 오를 경우 해외에서 벌어들인 수익마저 손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원화가치가
특히 글로벌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언헤지 펀드의 리스크가 더 높아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글로벌 환율의 기준이 되는 달러의 향방이 예측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박의명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