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이더 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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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하반기 시장에 공개된 것만 5~6건에 달하는 조 단위 M&A 거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상반기에는 현대중공업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약 2조원)와 SKC의 KCFT 인수(1조2000억원), IMM 프라이빗에쿼티(PE)의 린데코리아 인수(1조3000억원) 등의 조 단위 M&A가 이뤄진 바 있다.
최근 M&A 시장에서 가장 활발하게 매각 작업을 진행 중인 곳은 LG그룹이다. LG그룹은 비핵심 사업 부문 정리 매각과 함께 일감 몰아주기 해소를 위한 지분 매각을 다수 진행하고 있다. LG CNS 지분 매각과 LG전자의 수처리사업부 자회사 매각, LG유플러스 결제대행(PG) 사업부 매각 등을 진행 중이다.
이 중 LG CNS 지분 매각은 매각 가격이 1조원을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LG CNS는 LG그룹 시스템통합(SI) 기업으로 정보기술(IT) 시스템 구축 및 유지·보수, 솔루션 개발 등의 사업을 펼친다. 삼성SDS, SK C&C와 함께 업계 '빅3'로 꼽히는 업체다.
이번 매각은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피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정부가 발표한 공정거래법 전면 개정안에 따르면 오너 일가가 20% 이상 지분을 보유한 기업이 자회사 지분 절반 이상을 가지고 있으면 '일감 몰아주기 대상'에 포함된다. 구광모 (주)LG 회장과 특수관계인이 (주)LG 지분을 50% 가까이 보유한 상황에서 (주)LG가 LG CNS 지분을 87.3% 보유하고 있어 규제 대상에 포함된다. 이에 따라 (주)LG는 LG CNS 지분 37.3%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시장에서 거론되는 LG CNS 기업가치는 3조원 수준으로, 지분 37.3% 기준 매각 가격은 약 1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아직 구체적인 인수 후보군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기존 보유 중인 포트폴리오 기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재무적투자자(FI)에게 적합한 매물이라는 평가다. JP모건이 매각 주간사를 맡았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공개 매각에 나서기 전 상당 기간 매각을 논의해왔던 딜"이라며 "조속한 시일 내에 인수 후보를 확정해 신속하게 매각 작업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매각 가격으로 최대 1조원이 거론되는 국내 1위 골판지 업체 태림포장과 태림페이퍼 역시 지난달 예비입찰을 진행한 가운데 한솔제지, 샤닝페이퍼, 세아상역, TPG, 베인캐피털 등이 적격인수후보(숏리스트)로 선정된 상태다. IMM 프라이빗에쿼티(PE)는 모건스탠리를 주간사로 선정하고 매각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다음달 말 본입찰을 실시해 올해 안에 매각 작업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온라인 쇼핑 활성화로 택배 박스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매력적인 매물로 평가받는다. 다만 인수 후보자들 사이에서는 인수 이후 추가 설비투자가 필요해 이를 고려한다면 매도자 측 희망 가격이 높다는 분위기도 흘러나온다.
이달 말 예비입찰을 앞둔 웅진코웨이 역시 최근 인수후보자들에게 투자설명서를 배포하는 등 본격적인 매각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웅진코웨이를 보유한 웅진그룹과 매각주간사 한국투자증권은 국내외 인수 후보들과 개별 접촉해 미팅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거론되는 인수 후보로는 LG, GS, CJ, 롯데, 현대백화점 등 렌탈 관련 비즈니스를 영위하거나 영위할 계획이 있는 국내 주요 대기업그룹과 국내외 사모펀드운용사 등이 있다. 매각 가격은 최대 2조원이 거론된다.
법정관리 과정에서 코웨이를 매각했던 웅진그룹은 지난 3월 재인수를 위해 1조8000억원을 투자했다. 그러나 계열사 웅진에너지가 예상치 못한 법정관리에 들어가는 등 신용등급 하향 이슈가 생겼고 그룹사 차원에서 재무 부담이 가중되며 인수 3개월 만에 매각에 나섰다.
웅진코웨이는 정수기 시장 분야에서 압도적 브랜드 가치를 보유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브랜드 파워를 바탕으로 한 현금 창출력과 성장성을 겸비했다는 분석이다. 다만 높은 가격으로 인해 전략적투자자(SI)와 FI 간 컨소시엄 구성을 통한 공동 인수 가능성도 거론된다.
한동안 물밑 작업만 이뤄지던 아시아나항공 역시 이달 말 매각 공고를 내며 본격적인 매각 작업에 돌입할 전망이다. 잠재 인수 후보군으로는 SK, 롯데, 한화, GS 등 대기업 그룹들이 거론된다. 공개적으로 인수 희망 의사를 밝힌 곳은 애경그룹이 유일하지만 잠재 인수 후보 여럿이 인수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나항공 매각 절차는 이르면 9월 실사를 시작해 10월 본입찰과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완료하고 올해 안에 매각을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크레디트스위스가 매각 작업을 주간하고 있다. 매각 측은 통매각을 원칙으로 하되, 흥행에 도움이 된다는
3조원이 거론되는 두산공작기계 매각 역시 올해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다. 사모펀드 MBK파트너스는 최근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BoA메릴린치)를 주간사로 선정하며 두산공작기계 매각 작업에 나섰다.
[박재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