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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는 신흥국 채권에 투자할 때 환변동으로 인한 손실을 우려해 쿠폰이자율이 낮더라도 달러표시 채권에 투자했는데 최근에는 환변동 가능성이 낮아져 로컬통화표시 채권의 기대 수익률이 훨씬 높아진 것이다. 주요국 국채의 쿠폰수익률이 로컬통화표시는 6%를 넘는 와중에도 달러표시 채권 쿠폰수익률은 3%대에 불과하다.
신환종 NH투자증권 FICC센터장은 "선진국들의 금리 인하에 맞춰 신흥국들도 금리를 내려 하반기 신흥국 채권 가격 상승은 계속될 것으로 본다"며 "미국이 기준금리를 25bp 내리면 신흥국은 100bp 내릴 수 있는데 환변동 위험이 줄어들어 로컬통화표시 채권에 투자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특히 미국이 실제로 기준금리를 인하할 경우 달러 가치 하락으로 신흥국 통화 가치의 상대적인 강세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로컬통화표시 신흥국 채권의 투자 매력도는 올라가고 있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상반기에는 달러표시 신흥국 채권이 강세를 보였으나 하반기로 들어서면서 로컬통화표시 채권이 점차 강세를 띠고 있다"며 "하반기 신흥국 통화 가치가 안정되는 가운데 신흥국 경기 부양을 위한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으로 신흥국 채권 가격도 동반 상승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더구나 브라질 등 한국 투자자들이 주로 채권 투자하는 신흥국가들은 대부분 금리 인하가 예정돼 있다. 브라질 중앙은행은 지난달 연금개혁안 통과를 전제로 6.5%인 기준금리를 연말 5.5% 수준으로 내리겠다고 시사했으며 인도네시아 역시 지난달 통화정책 회의에서 기준금리 50bp 인하를 시사했다.
멕시코는 최근 물가 안정으로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감돌고 있으며, 올 들어 이미 세 차례 기준금리 인하를 강행한 인도 역시 성장률 부진이 계속되자 시장에서 추가 금리 인하를 기대하고 있다.
로컬통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증권사에서는 로컬통화로 직접 이자를 지급하는 사례도 생겨나고 있다. 기존에는 신흥국채의 이자를 고객 편의를 위해 미국달러로 자동 환전해 고객들에게 줬는데 이제는 국채를 추가 매수하거나 로컬통화 강세 효과를 누리기 위해 고객들에게 직접 로컬통화로 이자를 주는 것이다. 브라질 국채 중개에서 시장점유율이 가장 높은 NH투자증권은 이달 2일부터 브라질 국채 이자를 현지화인 헤알화로 지급하는 것으로 변경했다.
국내에 출시된 29개의 신흥국 채권 중 대부분이 달러표시지만 로컬통화표시 채권 펀드도 4개 있다. 멀티에셋삼바브라질 채권 펀드는 연간 14.5%, 미래에셋인도채권펀드는 연간 13.9% 수익률을 거뒀다. 여러 신흥
국내에 출시된 해외 채권형 펀드는 배당소득세로 과세되는데 금융종합소득세 부담이 있다면 해외에 상장된 상장지수펀드(ETF)로 투자할 수 있다.
[김제림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