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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09월 17일(19:06)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3D 스캐너 전문업체 메디트 인수후보가 글로벌 사모펀드(PEF)로 좁혀졌다. 예비입찰에 참여한 10여곳의 원매자 중 베인캐피탈과 칼라일그룹,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이 적격인수후보군에 이름을 올렸다.
1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메디트는 이날 베인캐피탈과 칼라일그룹, KKR 세 곳을 적격인수후보군(숏리스트)로 선정했다. 앞서 미국계 TA어소시에이츠와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 등 10여곳의 PEF가 예비입찰에 뛰어들었다.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이 매각 실무를 맡았다.
시장 관계자는 "홍콩 씨티증권 아시아퍼시픽 본사 뱅커들이 세일즈하고 다니는 딜"이라며 "최근들어 외국계IB들이 성장성 높은 벤처기업 거래에 부쩍 심혈을 기울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번 거래의 매각 대상은 장민호 대표와 재무적투자자(FI)들이 보유한 메디트 지분 50% 이상이다. 장 대표는 회사 지분을 약 80%, 프리미어파트너스와 유경PSG자산운용 등 FI들은 약 20%를 보유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장 대표는 경영권 양도 이후에도 2대 주주와 공동 경영자로 남겠다는 입장이다.
메디트는 장민호 고려대 기계공학부 교수와 장진호 연세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형제가 2000년 설립한 벤처기업이다. 현재는 장민호 대표가 회사를 이끌고 있다. 장 대표는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IT)에서 컴퓨터지원설계(CAD)를 전공하며 3D 스캐너를 연구해왔다.
메디트는 산업용 3D 스캐너를 주력으로 하고 있다. 비행기와 자동차, 보석 등 정밀 품질검사 분야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아 삼성과 LG를 고객사로 확보했다. 보잉과 벤츠, 테슬라 등 글로벌 유수 기업들에도 납품 중일만큼 높은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메디트의 매출액은 328억원, 영업이익은 103억원이었다. 매출이 본격적으로 발생한 건 지난해부터지만, 매각 측은 최소 6000억원 이상의 가치를 인정받길 원하고 있다. 새로운 사업 영역인 '치과용 3D 스캐너'가 세계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회사가 개발한 3D 스캐너는 환자의 입안을 1~2분 만에 스캔한 뒤 1시간 이내로 보형물을 완성할 수 있다. 기존 제품들이 1주일 넘게 소요됐던 걸 감안하면 시간을 크게 줄인 셈이다.
한 사모펀드 관계자는 "이미 상장전투자유치(프리IPO) 단계에서 4000억원 밸류를 인정받아 거론되는 몸값 수준이 높을 수 밖에 없다"며 "다만 보유한 기술력이 독창적인지 여부는 추가적인 검토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PEF 사이에선 희망 가격이 과하게 높다는 지적도 나온다. 3D 스캐너가 10년 전 일찌감치 개발된 기술이어서 진입 장벽이 보기보다 높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타깃 시장의 규모 자체가 작아 글로벌 고객을 폭넓게 확보해도 매출 성장에
다른 사모펀드 관계자는 "예비입찰에 뛰어든 곳은 전부 PEF였지만 전략적투자자(SI)에 보다 적합한 자산군"이라며 "적절한 시기와 적당한 수준의 상용화에 성공했지만, 3D 스캐너 기술력 자체만으로 특허를 취득할 순 없어 진입장벽이 높다고 보긴 어렵다"고 분석했다.
[강우석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