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펀드 시장에서 선진국 유입이 가속화되는 한편, 신흥국 인기는 시들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이머징마켓포트폴리오(EPFR)와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10일부터 16일까지 한 주 동안 선진국 주식형 펀드는 총 11억2000만달러가 순유입된 반면에 신흥국 주식형 펀드에선 약 14억달러가 빠져나가 4주 연속 유출이 지속됐다. 채권형 펀드는 이 같은 쏠림 현상이 더 극심해 선진국에는 101억3000만달러가 들어왔으나, 신흥국에는 3억6000만달러가 유입되는 수준에 그쳤다.
글로벌 주식형 펀드 시장에서 자금은 증시 호조를 보이고 있는 미국을 향해 빠르게 유입되는 모습이다. 작년 10월까지만 해도 선진국과 신흥국의 주식형 펀드 흐름은 자금 유입이 늘어나면 같이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이후 정반대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특히 신흥국의 거시경제지표가 좋지 않고 증시도 이를 뒤따라가는 게 가장 큰 이유다. 가장 대표적인 지역인 중국은 올 3분기 들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6.0%로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올해 4월 이후 3288.45로 최고점을 찍은 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다만 선진국에서도 10~16일 선진국 주식형 펀드 국가별 현황을 보면 미국 쏠림 현상이 심하다. 미국은 전체 선진국 주식형 펀드 유입액의 대부분을 빨아들여 순유입액 42억9000만달러를 보였다. 미·중 무역협상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진행되며 '스몰딜'이 성사됐고, 미국 은행기업들의 실적 호조 등이 받쳐주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반대로 브렉시트와 민주화 시위 등 불안 요인을 떠안은 서유럽과 홍콩은 각각 11억1530만달러와 1억1100만달러 규모의 주식형 펀드 자금이 순유출됐다.
글로벌 채권형 펀드 시장 동향도 마찬가지다. 올해 선진국 주요 거시경제 상황을 볼 때 전 세계적으로 저금리를 넘어 마이너스 금리로까지 가고 있는 기조 속에서 신흥국 쪽 유입이 예전처럼 매력적이지 않다는 분석이다.
이창목 NH투자
[박인혜 기자 / 안갑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