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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최근 다수 증권사에 상장 주간사를 위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보냈다. 국내 대형 증권사 두 곳과 외국계 두 곳이 초청을 받았다. 코스피와 코스닥 중 어느 시장으로 입성할지는 미정이며, 상장 시점도 주간사 선정 이후에 결정할 방침이다. 입찰 참여를 원하는 증권사는 2월 5일까지 제안서를 내야 한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음반 제작 및 연예인 매니지먼트 업체로 방시혁 씨가 창업했다. 현재 그는 보통주 지분 43%(2018년 말 기준)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넷마블은 2018년 2000억원대 실탄을 투자해 2대 주주(25.22%)에 올랐다. 방 대표와 방시혁 넷마블 의장은 친인척 관계로 알려져 있다. 방탄소년단은 2017년 5월 빌보드 뮤직 어워드에서 '톱 소셜 아티스트상'을 받으며 전 세계 팬들의 사랑을 받기 시작했다. 이듬해 두 개의 앨범을 미국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 '빌보드 200' 1위에 올리며 전인미답의 길을 개척했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상장을 추진하는 이유는 기존의 사업 모델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그동안 엔터 산업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해소하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데이터베이스와 정보기술(IT) 개발자를 대거 채용했으며 벤처기업 인증을 받기도 했다. 연예 기획사로선 이례적인 행보다. IB업계 관계자는 "방 대표는 자신의 회사를 기획사가 아닌 '스타트업'이라 생각할 만큼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에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현시점에 상장을 추진하는 건 기업가치 산정에 우호적이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18년 말 기준 매출액은 2142억원, 영업이익은 641억원이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2.3배, 영업이익은 1.97배 불어났다. 같은 기간 순이익도 246억원에서 502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시장에서는 회사의 2019년 매출액을 4000억원, 영업이익을 1000억원, 당기순이익을 800억원 정도로 전망하고 있다. 재무적투자자(FI)의 자금 회수를 돕기 위한 목적도 있다. 넷마블뿐 아니라 스틱인베스트먼트, 한국투자증권, LB인베스트먼트 등이 FI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상장될 경우 예상 기업가치를 최소 4조원으로 점치고 있다. 전년도 예상 순이익에 동종 업계 주가수익비율(PER)인 35배를 곱하면 약 3조5000억원으로 추산이 가능하다. 입찰 참여를 검토 중인 IB들은 여기에 'BTS 프리미엄'과 방 대표의 성장 청사진을 감안해 몸값을 4조원 안팎으로 검토 중이다.
몸값이 현실화되면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업계 '빅3'인 JYP엔터(8767억원
일각에서는 회사 수익의 대부분이 BTS에 쏠려 있는 점을 리스크로 꼽는다. IB업계 다른 관계자는 "방 대표가 지닌 성장 청사진으로 'BTS에 쏠린 수익구조'를 조금씩 바꿔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우석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