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여자 유해진이라는 말보다 개그우먼 이세영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싶어요."
개그우먼 이세영(23)은 본인 이름보다 `여자 유해진`이라는 별명이 더 유명했다. 4년 전 출연한 한 오락 프로그램의 연예인 닮은꼴 대회에서 1등을 한 덕이다.
하지만 최근 MBN 개그 프로그램 `개그공화국` 인기 코너인 `앙마를 보았다`에서 우스꽝스러운 표정을 하고 "이 앙마"를 외치는 그에게서 `여자 유해진` 모습을 찾긴 어렵다. 단지 얼굴 표정만으로도 사람들에게 웃음을 선사하며 인기를 끌고 있는 개그우먼 이세영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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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본 이세영은 영락없는 20대 여대생이었다. 발그레하게 볼터치를 하고 핑크색 옷을 입은 그는 "무대에서는 못생겨도 무대 밖에서는 여성스럽고 싶다"고 수줍게 말했다.
평소에는 귀여운 20대 아가씨지만 무대에서 그는 몸을 사리지 않는 연기로 사람들을 웃기는 프로다. 그의 휴대폰에는 홀로 표정 연습을 한 사진과 동영상이 빼곡했다.
이 코너(앙마를 보았다)에서 저는 대사가 아니라 몸짓과 표정으로 웃겨야 하기 때문에 어떤 표정이 더 웃긴지 늘 고민하고 연구해요. 시청자들이 보시는 표정은 제가 일주일 동안 엄청나게 연습한 결과지요."
`앙마를 보았다`는 예쁜 여자친구와 그를 아끼는 남자친구 대(對) 못생긴 여자친구와 그를 함부로 대하는 남자친구를 비교하는 구도를 보여주는 코너다. 외모를 기준으로 여성을 평가한다는 점에서 거부감이 들 법하지만 온몸으로 연기하는 그의 모습을 보노라면 외모와 상관없이 재능 있는 사람이 주인공이라는 것이 증명된다.

지난해 9월 MBN 개그맨 공채 1기로 뽑힌 그는 이미 방송 경력이 있다. 닮은꼴 대회에서 1등을 한 이후 한 케이블 프로그램에서 약 1년 반 동안 VJ로 활동했기 때문이다.
그가 처음 방송에 진출하게 된 건 여동생 장난기 때문이었다. 연예인 닮은꼴 대회가 열린다는 얘기를 듣고 동생이 이세영을 `류승범 닮은꼴`로 신청했던 것.
"원래는 류승범 닮은꼴로 나갔는데 방송작가들이 저를 보더니 `유해진` `만사마` 등 비슷한 닮은꼴을 추가하더라고요. 덕분에 1등을 하게 됐죠."
방송 출연 이후 이세영은 진로를 심각하게 고민했다고 한다. 고등학교 시절 방송반과 학생회 등에서 활동하며 교내 행사 때 사회를 도맡는 등 일찌감치 `끼`를 발휘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대학(덕성여대 일어일문학)에 입학하자마자 한 달 만에 휴학계를 내고 본격적인 개그우먼의 길로 뛰어들었다.
"대학에 입학하고 보니 `내가 여기서 뭘 하고 있지?`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아예 제대로 도전해보자는 생각으로 학교를 그만뒀죠."
학업도 그만두고 방송에 뛰어든 게 불안하지 않으냐고 묻자 "주변에 아직 꿈을 찾아 헤매는 친구들이 대부분"이라며 "일찍 꿈을 찾아서 기쁘다"고 했다.
그렇다면 스
"사실 제가 꿈이 좀 커요. 일어일문학 전공을 선택한 것도 나중에 일본에 진출하고 싶어서였거든요. 앞으로 우리나라뿐 아니라 일본이나 미국 등 세계적으로 활동하는 개그우먼이 되고 싶어요."
[매일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