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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살 무렵 백혈병과 혈액 암에 걸려, 스무 살도 채 살지 못할 것이라고 판명 받았던 한 아이. 하지만 그 아이는 어느덧 서른여덟 살의 어른이 되었고, ‘21세기 피카소’, ‘앞으로 세계미술 100년을 상징할 화가’라는 극찬을 받는 예술가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CEO로 새로운 발돋움을 하고 있습니다. 백혈병, 암도 꺾지 못한 그의 열정과 예술에 대한 탐미정신. 그리고 CEO로 성장하기까지의 스토리를 듣기 위해 ‘정완진의 The CEO’ 제작진이 김영진 대표를 단독 취재했습니다.
그가 태어난 집안은 김해김씨 삼현공파 김가 목전각을 조상 대대로 전수해오고 있는 집안이었습니다. 집안 곳곳에는 아버지가 직접 작업한 목전각, 서예작품, 그림 등이 항상 놓여 있었고 그러한 집안의 영향을 받아 김영진 대표 또한 뛰어난 예술적 재능을 가지고 태어나게 됩니다.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밥 먹는 것, 화장실 가는 것도 잊을 만큼 예술에 대한 몰입과 집중도가 뛰어났다고 합니다.
그러나 11살 무렵 그는 백혈병과 혈액 암을 진단받으며 스무 살을 넘기지 못할 것이라는 의사의 판정을 받게 됩니다. 매일 매일 죽음의 두려움 속에서 잠들어야 했던 김영진 대표. 그는 불현듯 죽기 전에 해야 할 일이 떠올랐다고 합니다.
“이왕에 죽을 바에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하다가 죽자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때부터 초등학교도 그만두고, 집에서 그림, 전각, 서예 등 예술 활동에만 집중했어요. 아버지는 제 첫 스승이셨죠.”
김영진 대표는 오로지 예술에만 집중할 수 있었던 하루하루가 기쁨과 환희의 연속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했습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만 몰두하게 되면서, 그의 건강 또한 몰라보게 좋아졌고 열여덟 살 무렵엔 인사동 거리의 화가로 나서게 됩니다. 하루에 50만 원에서 100만 원을 벌 만큼 그의 실력과 인기는 단연 1등이었습니다. 특히 그를 찾는 이들은 외국인 관광객들이었는데, 그때부터 ‘조셉 킴’이라는 이름을 쓰게 됩니다.
“조셉이라는 이름은 꿈을 꾸는 사람이라는 뜻이에요. 몽우(夢友)라는 이름도 꿈 친구라는 의미로 함께 쓰게 되었어요.”
그렇게 이름을 알려가던 차, LA에서 온 한 재미교포가 그의 제품을 미국으로 가져가서 팔겠다고 제안을 했고, 김영진 대표는 그의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입니다. 그리고 몇 달 후, 그의 그림 500점이 단 이틀 만에 팔렸다는 소식을 듣게 됩니다.
“처음에는 그 분이 거짓말을 하시는 줄 알았어요. 그런데 며칠 후 제 통장에 1억 5천 만 원이 입금되어 있었습니다. 꿈인지 생신지 헷갈렸습니다. 제 그림을 구매하신 분들이 제 그림을 보면서 ‘제2의 피카소’다, ‘한국의 천재화가’다 이런 말들을 해주셨다고 하더라고요. 쑥스럽지만, 어쨌든 기분은 정말 좋았죠.”
이후, 그는 가문의 전각기법을 적용한 엔티크 가구 사업에 뛰어들게 됩니다. 가문의 기법도 살리고, 사업을 해서 돈도 벌고, 예술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서였습니다. 그리고 수중에 있던 1억 5천만 원 전액을 투자하게 됩니다. 하지만 그 사업은 단 1년 만에 모조리 쫄딱 망하고 맙니다.
“인도네시아, 중국에서 저가 엔티크 가구와의 가격 싸움에서 밀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저는 좋은 목재, 좋은 디자인, 좋은 작품을 만들면 소비자들이 사주실 거라 생각했는데, 그것은 저 혼자만의 착각이더라고요.”
그렇게 사업에 실패한 후, 김영진 대표의 건강도 악화되고 맙니다. 수억 원의 빚더미에 올라있는 실패한 사업가, 초라한 예술가의 모습을 보며 스스로의 모습에 실망을 금치 못했다고 합니다. 심지어 화가의 생명과도 다름없는 자신의 손을 망치로 내려치는 극단적 선택을 하고 맙니다.
“저는 왼손잡이 화가였습니다. 제가 그동안 그리던 그림이 모두 사실주의적 화풍이었죠. 사업의 실패에 힘들어하고 있을 무렵, 불현듯 제 예술성에까지 회의감이 들기 시작하더군요. 제 그림은 단지 현실을 베끼는 것에 불과한 그림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순간, 스스로에 대한 실망감, 환멸감이 들었고 제 왼손을 망치로 내려치고 말았습니다. 그동안 작업해왔던 제 작품들까지 모조리 부셔버렸죠.”
그렇게 하루하루 고통 속에서 살아가던 김영진 대표. 하지만 비온 뒤에 땅이 굳는다는 말처럼, 이후 그는 자신의 예술작품과 소통방식에 일대의 변화를 몰고 옵니다. 자신의 내면을 반영한 추상적인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고, 혼자만의 작품이 아닌 소비자들의 마음과 이야기를 담은 ‘도장’을 만들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리고 2012년. 얼마 전 그의 지병인 백혈병, 임파선 암에 이어 또 다른 병마가 덮쳤습니다. 바로 무릎에 난 작은 점이 악성 흑색종(피부암)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한 꼬마가 천재 예술가로 거듭나기까지의 예술적 삶, 그리고 CEO로 성장하기까지의 성공 스토리는 1월 12일 ‘정완진의 The CEO’에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