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김진선 기자] 뮤지컬 ‘난쟁이들’에는 백설공주, 신데렐라, 인어공주, 왕자1, 왕자2, 왕자3, 그리고 난쟁이들까지 동화 속 주인공들이 출연한다. ‘난쟁이들’은 그저 ‘해피엔딩’으로 끝맺음한 동화 속 이야기에 연장선을 그리듯, 그들의 이야기에 현실을 입혀 관객들의 공감을 자아낸다.
스토리도 신선하다. 그저 한 달에 한 번 먹는 빵을 위해 보석을 캐는 찰리와,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은 백설공주의 일곱 번째 난쟁이 빅이 공주들이 모이는 무도회장에 가 자신들의 꿈을 이루려는 과정이다. 찰리는 공주와 결혼해 왕자가 되면 행복해질 것이라고 꿈꾸고, 빅은 죽기 전에 백설공주에게 러브레터를 전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난쟁이기에 공주와 만난다는 것은 가당치도 없는 일이기에, 이들은 마녀를 찾아가 3일간의 마법 같은 시간을 갖게 된다.
또, 난쟁이를 형상화한 뾰족한 귀, 작은 키를 한 배우들의 동작은 어색하기는커녕 웃음을 자아내고, 그런 배우들이 다리를 펴고 일어났을 때는 박수를 치게 된다. 찰리를 떠올리며 그의 얼굴이 나타나는 영상이나, 인어공주를 생각하며 아버지를 떠올리는 찰리의 모습은 만화의 한 장면을 떠올리게 한다.
뿐만 아니라, 인어공주에게 생선이라며 비린내가 난다고 하는 대사와 공주들을 만나며 관객석을 향해 “엘사, 나와 눈싸움 하자” “선녀야, 나 나무꾼이야. 옷 벗어줘”, 인어공주와 입을 맞춘 찰 리가 “입에 쭈꾸미가..”라고 하는 찰리의 말, 왕자가 파산하자 이혼한 신데렐라가 “유리구두에 차압딱지 붙여 봤어?”라고 내뱉는 대사는 관객들의 배꼽을 잡는다.
‘난쟁이들’은 어렸을 적 읽었던 동화 속 주인공들이, 어른들의 구미에 맞춰 현실을 더한 뮤지컬이다. 동화 속 주인공이기에 참고 살아야 했던 세월을 언급하는 백설공주나, 동화 속에서는 비눗방울이 되고 말았지만, 아직도 희생적인 사랑을 하는 인어공주, 새엄마와 언니들에게 구박을 받았지만, 왕자와 이혼까지 한 신데렐라의 이야기는 상상 속 주인공들에 또 다른 이미지를 입힌다.
동화 속 주인공은 왕자와 공주일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덮고, 꿈을 찾아 길을 떠난 난쟁이가 그리는 세상은 실로 반갑다. 이는 찰리와 빅의 눈을 통해 위안을 담은 공감과 박장대소로 승화될 것이다.
한편 ‘난쟁이들’은 오는 4월26일까지 충무아트홀 중극장 블랙에서 공연되며 정동화, 조형균, 진선규, 최호중, 최유하, 백은혜, 전역산, 우찬, 송광일이 출연한다.
김진선 기자 amabile1441@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