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김진선 기자] 2015년 상반기 대학로는 연극의 한 장면처럼 믿을 수 없는 장면들이 펼쳐졌다. 서울연극제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이하 예술위)와의 팽팽한 긴장감 속에서도 꿋꿋하게 폐막까지 진행했고, 대학로의 정신적 지주였던 오래된 극장들은 하나 둘 문을 닫고 역사 속으로 모습을 감추었다. 뿐만 아니라 뮤지컬, 연극 팬덤 현상은 심화됐고,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일들도 속출했다.
◇역시 연극은 시대의 정신적 희망 ‘서울연극제’
![]() |
아르코예술극장은 서울연극제가 열리기 전 조명기기 고장으로 대극장 휴관을 통보했고, 서울연극제는 “지금까지 왜 방치했느냐”고 반발했다. 이에 예술위 측은 대체 극장을 제안했지만, 극장 크기도 맞지 않을 뿐 아니라, 계획했던 날짜와도 맞지 않는 등의 불편한 대응으로 서울연극제 집행위의 화를 돋을 뿐이었다.
결국 서울연극제 집행위는 4월13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예술위를 상대로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밝히는 데 이어 삭발식을 진행했다. 박장렬 회장은 “아르코대극장의 중대한 이상을 발견한 시점인 3월10일부터 4월10일까지 안전 점검을 철저하게 진행했는지, 아르코대극장 폐쇄 기간인 13일부터 5월17일까지 안전 점검에 대해 충분히 안전을 검사할 수 있는 기간인지 감사를 청구한다”고 밝혔다.
논란 속에서도 5월19일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폐막식을 열었지만, 21일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권영빈 위원장, 한국공연예술센터 유인화 센터장 등 피소고인 6인을 형법 제314조, 제30조, 제32조에 따라 업무방해죄로 형사 고소했다고 전했다.
지난 4월 열린 서울연극제 기자간담회에서 “연극은 정신의 구석진 곳에서 굴하지 않고 꿋꿋하게 살려고 하는 사람들의 내용을 담는다. 또 정신의 이야기, 정신적 측면에서 작품을 무대에 올리고, 관객과 소통하고자 그런 슬로건을 내걸게 됐다”고 설명한 박정렬 위원장의 말이 투영된 연극제였다.
◇문을 닫는 대학로 소극장
올해 1월 상상아트홀과 김동수 플레이하우스가 문을 닫았고, 4월에는 대학로 극장이 자취를 감췄다. 또 지난 5월31일에는 아리랑 소극장까지 폐관했다.
3월11일 연극인들은 상여를 메고 행진을 나섰다. ‘피와 땀이 서린 곳, 소극장 살려달라’라는 문구가 적힌 만장을 든 연극인들은 28년 만에 폐관 위기에 처한 대학로 극장 때문이었다.
이 꽃상여 퍼포먼스로 인해 대학로 소극장의 어려운 상황이 수면 위로 떠올랐고, 삼일로 창고극장까지 문을 닫을 것이라는 소식까지 전해졌다.
삼일로 창고극장의 정대경 대표는 “극장이 자생력을 갖기 힘들다. 민간 소극장 지원이 힘들어 지는 상황”이라며, “예술계의 기반이 약해지고 있다는 것 아닌가”라고 소비문화로 바뀌고 있는 대학로 문화에 대해 꼬집었다.
또, 문화지구로 지정된 대학로가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이룬 점 등을 설파하며 “기초 예술로서의 연극이 설 자리가 없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 가치 있는 장소를 훼손, 멸실하지 않고 후손에게 전해줘야 하는 게 아닌가”라고 사라져 가는 대학로 소극장에 대한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소신인가 차별인가, 조승우 사태
![]() |
조승우는 지난달 3일 광주에서 열린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 공연이 끝난 후 자신의 팬들에게 “왜 갤(디시인사이드갤러리)에서는 이름으로 활동 안하고 욕을 해요? 갤 하지 마세요”리고 말을 했고, 이 모습이 담긴 영상이 퍼지면서 조승우의 팬들은 서운함과 분노가 섞인 감정을 드러냈다.
이에 조승우는 “내가 견디기 힘든 건 이곳의 이중적인 모습 때문”이라며 “아무리 새로운 문화라고 하지만 나는 욕이 난무하는 이곳을 인정하고 싶지 않다. 이곳이 내 안티갤러리가 돼도 상관없다. 단 나만을 욕한다면 다 받아들일 수 있다. 시대에 뒤떨어진 배우라 미안하다”고 심정을 남기는 데 이어 손편지까지 공개했다.
하지만 논란은 여기서 잠식되지 않았다. 조승우 디시인사이드 갤러리 회원들은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는 데 이어 ‘단관’ 문제를 거론해 이 사태가 단순히 팬덤 현상인지, 아니면 소신에서 나온 반발인지에 대한 물음표를 남겼다.
김진선 기자 amabile1441@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