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김진선 기자] “신인 극작가가 자신이 쓴 첫 번째 희곡을 세미나에서 만난 중년 극작가에게 보내는 거예요. 이 신인작가는 작품에 대한 조언을 들으려고 찾아오고 그 작품은 꽤 괜찮은 얘깃거린 거죠.”
연극 ‘데스트랩’은 긴장을 놓칠 수 없다, 평온한 듯 하지만 형용할 수 없는 긴장감이 극 전체에 묻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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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아시아브릿지콘텐츠 |
관객들은 진행되는 극의 흐름상, 시드니 브륄이 클리포드를 해칠까 긴장하기 시작하고 결과는 역시나 클리포드를 해친다. 하지만, 클리포드는 뒷문을 열고 재등장하고, 타깃은 클리포드가 아닌 마이라였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극은 상상했던 그대로 흘러가는 듯 하지만, 뒤통수를 사정없이 친다. 마치 손에 잡힐 듯 잡히지 않는, 잡혔다가도 놓쳐버리게 되는 모래알 같다. 특히 장면을 보면서 앞서 벌어졌던 장면이나, 인물들의 대사가 오묘하게 오버랩 돼 극의 재미를 배가 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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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아시아브릿지콘텐츠 |
강성진은 눈을 날카롭게 뜨다가, 이내 부드러운 면모와 애절한 모습까지 시드니의 양면성을 실감나게 나타냈으며, 이충주는 순수 청년에서 살기등등한 모습으로 실체를 드러내는 클리포드의 모습을 자연스럽게 표현해 연극을 안 했으면 어쩔 뻔했나, 싶게 만든다.
점술가 헬가 역의 김국희는 능청스러운 입담과 표정으로 극의 웃음을 주지만, 관객들이 가늠할 수 없는 예언과 헛소리의 무게를 탁월하게 잡아 극의 긴장까지 높인다.
특히 ‘데스트랩’은 대사를 치고 있는 인물들을 눈앞에서 보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시나리오를 구상하는 이들의 이야기를 보고 있는것인지에 대한 착각을 들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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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아시아브릿지콘텐츠 |
‘과연 다음 장면은 어떤 모습이?’라는 생각도 들기 전에 눈앞에 펼쳐지는 박진감에, 장면을 연출하며 드러나는 웃음 포인트도 놓칠 수 없는‘데스트랩’의 묘미다.
극장은 나와서도 인물들의 대사가 자꾸 생각나는 점이나, 장면을 곱씹을수록 색다른 해석이 나올 수밖에 없는 것은 ‘데스트랩’이 빠져버릴 수 없는 욕망의 덫임을 반증하는 것이다.
연극 ‘데스트랩’은 오는 8월30일까지 대학로 DCF대명문화공장 2관에서 공연된다.
김진선 기자 amabile1441@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