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1975년 실험극장 운니동 소극장에서 초연무대를 올린 연극 ‘에쿠우스’가 어느덧 40주년을 맞이했다. 오랜 시간동안 무대 위를 지키고 있는 ‘에쿠우스’는 4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대본과 동일한 메시지로 객석에 충격과 깊은 울림을 선사하고 있다.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명문화공장 1층 디발디파크에서 ‘에쿠우스’의 프레스콜이 열렸다. 이날 프레스콜에는 정신과 의사 다이사트 역의 조재현, 김태훈 알런 역의 류덕환, 김윤호, 서영주 그리고 이한승 연출이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에쿠우스’는 극작가 피터 쉐퍼의 대표작으로 영국에서 말의 눈을 찌른 소년의 실화를 바탕으로 하는 작품이다. 시대가 지나도 변치 않는 신, 인간, 성에 대한 고민과 잠재된 욕망에 대한 치밀한 구성으로 40여 년이 지나도 여전히 관객들의 뜨거운 찬사를 받고 있다. 그동안 ‘에쿠우스’는 여러 연출과 배우에 의해서 무대화가 이뤄졌으며, 송승환, 최재성, 최민식, 조재현 등 숱한 배우들을 배출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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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옥영화 기자 |
‘에쿠우스’의 40년 장수의 비결에 대해 이한승 연출은 “신과 인간, 그리고 영원한 화두인 섹스에 대한 피터 쉐퍼의 깊은 사고와 해석 때문이 담긴 작품”이라며 “여러 연출과 당대 최고의 배우들이 무대를 장악하고 관객을 만났기 때문에 장수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번 ‘에쿠우스’에는 6년 만에 조재현과 류덕환이 돌아왔다. 6년 전 연출이자 배우로서 활동했던 조재현은 ‘에쿠우스’의 매력에 대해 “답은 아니지만 피터 쉐퍼가 말하고자 하는 세계가 와 닿았던 것 같다”며 “6년 전에는 연출에 집중을 하다 보니 연습을 못해서 늘 다이사트에 미안한 마음이 있었다. 배우만으로 참여를 할 수 있게 돼서 편한 마음으로 작품 접근할 수 있었다”고 작품에 임하는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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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옥영화 기자 |
작품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낸 조재현은 과거에는 알런 역으로, 이제는 다이사트 역으로 무대 위에서 열연을 펼치고 있다. 나이가 들어감으로 10대 소년 알런이 아닌 중후한 의사 다이사트가 된 소감에 대해 “기분이 더럽다. 마음은 항상 알런”이라고 장난스럽게 말을 한 조재현은 “알런과 다이사트는 어떤 느낌이면 알런은 골을 넣는 스트라이커고 다이사트는 수비라고 보면 된다. 다이사트는 종횡무진 하는데 골을 넣는건 알런이다. 다이사트는 고생을 많이 한다. 대사도 훨씬 많고”라고 알런과 다이서트 연기 차이에 대해 이야기 했다.
조재현과 함께 류덕환도 6년 만에 ‘에쿠우스’ 무대에 올랐다. “영광스럽다”며 작품에 임하게 된 소감을 말한 류덕환은 “다른 공연들을 못하더라도 ‘에쿠우스’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에쿠우스’는 제게 큰 의미로 다가왔고 늘 도발하는 것 같다. 19살 때 도서관에서 우연희 ‘에쿠우스’ 희곡을 읽었는데 처음에는 이해를 못해서 화가 났다. 그때부터 ‘에쿠우스’에 관심을 갖고 파헤치기 시작했다”며 “6년 전에는 제가 너무 어렸기에 보여주지 못했던 알런의 모습이 있다. 6년이 지난 만큼 많은 이들이 더 깊어진 알런의 모습을 기대하시기 때문에, 그런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많은 생각과 노력을 하면서 준비했다. 확실히 그때보다는 이번에는 다이사트의 대사가 들렸고, 조금 더 의미가 깊어진 것 같다. 영광스러운 역할이기에 더 열심히 작품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알런 역에는 신인배우 김윤호와 세계 최연소 알런으로 알려졌던 서영주가 캐스팅 됐다. 새로운 알런으로 이름을 알리게 된 김윤호는 “공연장에 올 때 얼떨떨할 때가 많다. 우선 너무 환호와 박수를 받았던 작품이기에 어깨가 무거웠던 것도 사실이고, 도움도 많이 주시고 조언도 많이 주셔서 하루하루가 감사하게 생각하면서 준비를 하고 있다”고 떨리는 데뷔소감을 전했다.
18살, 10대 소년 서영주 역시 ‘에쿠우스’로 연기를 하는 것에 대해 “알런이라는 역할은 어린 남자배우들은 늘 하고 싶은 역할이기에 하고 싶었다. 제가 입시를 위해 ‘에쿠우스’ 알런 역을 준비했는데 어쩌다보니 오디션을 보게 됐고 운명처럼 느껴졌다. 그래서 더욱 더 하고 싶었던 작품”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연극 ‘에쿠우스’는 내년 2월7일까지 대명문화공장 1관 비발디파크홀에서 개막한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