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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제공=씨네그루> |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1999)는 그런 부성의 위대함을 명징히 보여주는 보기 드문 걸작이다. 험로의 연속이기 일쑤인 우리네 삶에서 절대로 희망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됨을 역설하는, 생에 대한 찬가(讚歌)이기도 하다. 최악의 상황에 처해서도 “인생은 아름답다”고 내내 읊조리는 이 영화는 그래서인지 지금도 힘이 세다.
이를 보여주듯, 지난 13일 국내에서 17년 만에 재개봉한 ‘인생은 아름다워’는 유수 신작들을 물리치고 남녀노소 관객들의 열띤 호응을 얻고 있다. 개봉 9일 만에 5만 2000여 명(영화진흥위원회 집계)의 관객을 끌어모았고, 박스오피스 9위를 유지중이다. 잘 만든 신작 예술영화도 이정도 흥행을 거두기는 결코 쉽지가 않다.
이 영화 수입·배급사인 씨네그루 관계자는 “꾸준한 입소문과 함께 상영관수를 점차 늘려가는 추세”라며 “오랜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좋은 영화’라는 인식이 널리 각인돼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인생은 아름다워’의 주된 관객층은 20~30대 젊은이다. 22일 CGV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20~30대가 53.7%로 과반(20대 37%·30대 26.7%)이었다. 40~50대는 29.4%(40대 18.2%·50대 11.2%)였고, 전체 연령대 면에서는 여성(64%)이 남성(36%)보다 많았다. 또한 여성은 20대(41.7%), 남성은 30대(31.4%)가 가장 많이 봤다.
김대희 CJ CGV 홍보팀 과장은 “처음 접하는 젊은층이 많다는 건 세월의 흐름과 무관하게 이 영화가 재미와 감동을 두루 갖췄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영화는 로베르토 베니니가 연출과 주연을 도맡았다. 나치의 파시즘이 맹위를 떨치던 1930년대 말 이탈리아가 배경이다. 참혹한 수용소 안에서 제 아내와 아들을 마지막까지 지킨 한 유대인 가장의 숭고한 이야기를 그린다. 어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명장면 명대사의 향연이지만, 귀도(로베르토 베니니)가 독일군 장교 숙소에서 벌이는 작은 소동과 뒤이은 시퀸스는 특히나 이 영화의 백미다.
음식을 나르다 우연히 축음기를 발견한 귀도는 여자 수용소 어딘가에 있을 아내 도라(니콜레타 브라스치)를 위해 젊은 시절 함께 듣던 ‘호프만 이야기’ 3막을 튼다. 낡고 허름한 수용소 침대에 누워있던 도라는 이 노래가 들려오자 남편의 신호임을 알고 눈시울을 붉힌다.
독일군에게 총살을 당하러 가는 순간에도 낡고 작은 케비넷 안에 숨어있는 아들 조슈아(조르지오 깐따리니)를 안심시키려고 웃음기 띤 윙크를 보내고, 우스꽝스런 포즈를 취하는 귀도의 마지막 모습도 빼놓을 수 없는 장면이다. 그런 귀도가 아들에게 읊조
제51회 칸영화제(1998) 심사위원 대상작이다. 이듬해 제71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7개 부문 후보에 올랐고, 남우주연상·외국어영화상·음악상을 한데 휩쓸었다.
[김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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