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톡톡 ②] 혈액형 테스트는…日 우상화 수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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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MBN |
혈액형 성격 분석도 일본의 잔재?
우리는 흔희 '내가 A형이라 조금 소심해', '역시 AB형은 독특해' 등과 같이 개인의 성격도 혈액형과 연관 지어 판단합니다.
이처럼 ABO식 혈액형에 따라 성격을 구분하는 행태는 일제강점기에 영향을 받은 일본 문화입니다.
지난 2013년에 발표한 한림대 일본학연구소 정준영 교수의 논문에 따르면, 일본은 조선인의 인종적 열등성을 강조해 식민지배의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한 수단으로 'ABO형 혈액형별 성격 차이'를 이용했습니다.
당시 일본은 진화한 민족일수록 A형이 B형보다 많다는 독일의 이론에 따라 한국인보다 A형이 많은 일본인의 우월성을 주장했습니다.
정준영 교수는 "우리가 무심코 따져보는 혈액형 이야기에 식민지 시대를 관통하는 모순이 숨겨져 있다는 사실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일상생활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일본문화는 응원 구호 중 하나인 '파이팅'입니다.
'파이팅'은 복싱에서 시합개시를 알리는 'Fight'에서 유래 됐지만, 세계 2차 대전 당시 일본군이 '잘 싸워'의 의미로 '파이토, 화이토(ファイト)'를 외치며 응원 구호로 변형됐습니다.
이후 국내에서도 '파이팅을 발휘했다', '파이팅이 부족했다' 등의 의미로 스포츠에서 주로 사용되다 '파이팅' 구호로 변질된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영미권에서 'Fight'는 '주먹으로 치고받다'의 뜻으로 사용되고 있으니 우리가 사용하는 응원 구호의 '파이팅'은 일제 잔재인 것입니다.
지난 1월 20일에 원주에서 열린 '2016 강원경제인대회 및 신년인사'에서는 '파이팅' 대신 '지화자'를 건배사로 채택한 바 있습니다.
'지화자'는 나라가 태평하고 국민이 평안한 시대에 부르는 옛 노랫말을 뜻합니다.
지친 옆사람에게 "오늘도 파이팅!" 대신 "오늘도 지화자!"라고 우리말을 외쳐보는 건 어떨까요?
[MBN 뉴스센터 김고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