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해요 레이양, 오늘부터 정원이로 갈아탔어요.”
개그맨 박휘순은 지난 12일 방송된 KBS2 ‘개그콘서트-나쁜 녀석들’에서 이 같이 말했다. 객석에서는 순식간에 웃음이 터져 나왔다.
이날 방송에는 최근 대세 방송인으로 떠오른 필라테스 강사 양정원이 게스트로 등장했다. 박휘순은 출연하지도 않은 레이양을 언급하며 양정원을 치켜세웠다. 이는 ‘머슬퀸’ 유승옥에서 시작돼 예정화, 레이양으로 이어진 ‘몸짱 신드롬’의 주역이 양정원으로 교체됐음을 의미했다.
한때 TV 켜면 볼 수 있었던 유승옥 예정화 레이양 등이 요즘엔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지난해 건강한 섹시함을 내세우며 각종 분야에서 활약한 이들이지만 방송 수명은 그리 길지 않았다. 방송 출연은 상대적으로 줄었고, 다양한 분야로 진출을 시도했지만 성과는 미미했다. 다만, 본업을 살려 트레이너로서 활약하거나 방송인이 아닌 또 다른 삶을 살고 있는 등 바쁜 움직임은 계속 되고 있다.
‘몸짱 신드롬’의 원조 유승옥은 과거 온스타일 ‘더 바디쇼’를 진행하며 드라마에도 출연했다. 작은 비중이었지만 화제를 모았고, 연기력은 다소 아쉬웠지만 이후 중국 알리바바에서 투자한 영화 ‘대뇌’ 주연으로 캐스팅돼 배우로서 본격적인 활동에 나선 상황이다.
예정화 역시 ‘나 혼자 산다’ ‘마이 리틀 텔레비전’ ‘닭치고 서핑’ ‘날씬한 도시락2’ 등 지상파와 비지상파를 넘나들며 활약했지만, 현재 방송활동은 현저하게 줄었다. 레이양도 마찬가지. ‘파우 투 핏’ ‘더 바디쇼2’ 등 진행을 비롯해 ‘개그콘서트’ ‘음악의 신2’ 등에 깜짝 출연하며 인기를 끌었으나 현재는 활약이 미미하다.
이 같은 이들의 반짝 수명에는 ‘트레이너’가 아닌 ‘방송인’으로서의 정체성 확립과 철저한 준비가 부족했다는 점, ‘건강 미녀’들을 대하는 대중의 소비 행태가 굉장히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는 점 등을 이유로 들 수 있다.
새로운 대세, 양정원은 어떨까. 지난 2008년 tvN 드라마 ‘막돼먹은 영애씨 시즌3’에서 조연으로 데뷔한 그는 예쁜 외모에도 불구, 크게 주목 받지 못했다. 이후 방송인 전현무와의 열애설로 반짝 얼굴이 알려졌지만, 해프닝으로 끝나며 다시금 화제 밖으로 밀려났다
그의 진가는 앞서 소개한 ‘몸짱 신드롬’의 후광으로 비로소 발휘되기 시작했다. 그는 최근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을 통해 미녀 트레이너 열풍의 새로운 주역으로 떠올랐다. 그는 해당 방송에서 단기간 속성으로 살을 빼고 몸매를 가꿀 수 있는 비법을 공개하면서 화제를 모으면서 인지도가 급상승했다.
앞서 다른 이들이 그러했듯이, 양정원 역시 포털사이트 검색어는 물론 각종 SNS 화제성, 방송가 러브콜 1순위를 달리며 활약 중이다. 방송뿐만 아니라 행사 및 강연 섭외에서도 새로운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는 후
데뷔 9년 만에 제대로 전성기를 맞은 양정원은 비주얼 외 어떤 차별화된 컨텐츠로 향후 행보를 이어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만약 철저한 준비가 되지 않았다면, “미안해, 양정원에서 000으로 갈아 탔어요”라는 말이 언제 누구의 입에서 튀어나올지 모를 일이다.
[디지털뉴스국 한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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