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김진선 기자] “인터넷은 진지하여라”/온라인 토론을 하면서 다른 사람의 진지한 말투나 행동을 풍자적으로 흉내 낼 때 쓰는 문구로 열띠게 (혹은 열띠거나 미성숙한) 인터넷 대화(정치나 음모론, 그밖에 비슷한 주제로 하는)에 참여하는 사람을 비웃는데 사용되는 표현이다.
연극 ‘인터넷 이즈 씨리어스 비즈니스’(Teh Internet is Serious Business/이하 ‘인터넷’)은 관객들에게 질문을 던진다. 현실과 또 다른 가상 세계에 대한 의견을 물을 뿐 아니라, 당신은 이 시대를 받아들일 수 있느냐고, 이미 기성세대가 돼 버린 게 아니냐고, 머릿속에서 내린 정의와 관념 속 또 다른 의심에 관해 손바닥을 열고 들여다보듯 판을 벌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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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포스터 |
이 작품을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런던에 사는 무스타파와 스코틀랜드 외곽에 사는 은둔형 외톨이 제이크는 포챈(미국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우연히 얘기를 나누게 되고 이들은 해커 그룹 어나니머스(익명을 뜻하는 단어로 컴퓨터 해킹을 정치적, 사회적 투쟁수단으로 사용하는 핵티비스트들의 국제적인 네트워크), 루즈섹(웃음과 보안의 합성어로 비웃는다는 뜻, 2011년 소니를 공격한 해커그룹으로 어나니머스에서 분리됐다는 추측이 있다)에서 핵티비스트로 활동하게 된다.
‘인터넷’은 불편함의 연속이다. 서로가 서로를 날카롭게 겨냥하고 있지만, 그 안에는 일상이 있고 또 조소(嘲笑)가 있다. 규칙과 틀이 있지만 그 안에는 속박과 자유가 동시에 담겨있기 때문에, 상황에 대한 다양한 관점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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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두산아트센터 |
인물들의 굉음(轟音)과 광기, 현실과 다른 또 다른 차원의 세계, 가족과 친구가 아닌 또 다른 관계, 진지함과 치졸함, 비틈 등 ‘인터넷’은 관점에 대한 다양한 해석을 통해 작품의 여러 면을 볼 수 있는 것임을 강조하면서, 세상 역시 마찬가지임을 전한다. 또, 작품 속에서 드러나는 가상과 현실, 일상과 일탈, 자유, 창의, 검열 등의 단어는 보이는 것이 전부인 것이 아님을, 익명으로 넘쳐나는 마녀사냥 화살의 방향을 틀어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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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선 기자 amabile1441@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