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김진선 기자] 뮤지컬 ‘스위니 토드’는 젊은 이발사 벤자민 바커가 판사의 음모로 누명을 쓰고 아름다운 아내와 아이를 두고 귀양 보내졌다가 돌아와서 벌이는 복수극이다. 1979년 3월 뉴욕에서 초연되고, 토니상에서 최우수 뮤지컬상을 비롯한 다수의 상을 휩쓸었다. 2007년 이 뮤지컬을 바탕으로 한 팀버튼의 영화가 탄생했고, 한국 초연도 이뤄졌다. 당시 스위니 토드 역에는 류정한과 양준모, 러빗 부인은 홍지민과 박해미, 토비아스는 홍광호와 한지상이 열연했다. 하지만 흥행에는 성공하지 못했다.
올해 다시 무대에 오른 ‘스위니 토드’는 조승우와 전미도, 양준모와 옥주현 등의 캐스팅, 그리고 과연 흥행의 굴욕을 씻을 수 있을지에 대해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었다.
‘스위니 토드’는 그로데스크한 분위기와 중독될 수밖에 없는 넘버로, 현혹될 수밖에 없는 무대를 만들었다. 서로 다른 음색이 만들어내는 충돌, 불협화음이 만들어내는 조화로 중독성을 더한 스티븐 손드하임의 넘버는 배우들의 가창력과 시너지를 냈다.
조승우는 능청스럽고, 여유로운 모습으로, 스위니 토드의 인간적인 모습을 더하는 동시에 광기어린 눈빛과 폭발적인 감정으로, 한(恨)을 아낌없이 풀어냈다. ‘복수’라는 핏빛 감성을 무대 위에 외롭고 서글프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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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러빗 부인이 빵을 만드는 장면이나, 인육 파이로 떼돈을 버는 2막 첫 장면 등, ‘스위니 토드’에는 박자감각이 살아있어, 마냥 무거울 수 있는 극에 울림을 더했다. 또, 대사 역시 음율이 살아있다.
“어디 산(産)?”/ “변호사” “비싸겠는데”/ “해군” “짜겠는데”/“소방관” “탄내나”/ “물장수” “싱거워”/ “벽돌장수” “이빨 부러져”/ “약 장수” “써!”/ “형수” “난 형 없어”/ “신혼부부” “기름을 쳐야 해. 아이 러브 유(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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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몰아치듯 치닫는 상황과, 사랑하는 이를 지키고 싶은 마음들의 충돌은 ‘스위니 토드’를 지루할 틈 없게 만든다. 끝까지 반전을 예측할 수 없게 만드는 짜임새, 작위적인 해피엔딩이 없어 깔끔하고 담백하다. 거기에 배우들의 열연과 빠져나올 수 없는 분위기가 더해져, 현혹될 수밖에 없는 마성의 작품이 됐다. 오는 10월3일까지 서울 송파구 샤롯데씨어터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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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선 기자 amabile1441@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