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근(1914~1965)의 유화 '두 여인'(17×28cm)이 54년 만에 경매에 나온다.
케이옥션은 1963년 반도화랑에서 개인 소장자에게 판매됐던 이 작품을 오는 30일 경매에 내놓는다고 밝혔다. 추정가는 4억8000만~8억원. 담담하게 앉아있는 두 여인이 등장하는 이 그림 앞면에 '수근'이라는 서명이 있으며, 뒷면에도 작가 친필로 작성한 서명과 연도가 남아있어 가치가 높다는게 케이옥션측 설명이다.
케이옥션은 이 작품을 비롯해 김환기, 천경자, 백남준, 장욱진, 유영국, 도상봉, 김창열, 정상화, 박서보, 윤형근, 정창섭 등 근현대 작가들 작품을 비롯해 겸재 정선의 '해주허정도' 등 총 203점 130억원어치를 경매에 붙인다.
경매 최고가 작품은 김환기 유화 'Sounding 3-VIII-68 #32'(177×126cm). 추정가는 15억~25억원으로 1968년 뉴욕시대 작품이다. '과거, 옛 것을 잊어버리려는 노력'에서 시작한 뉴욕시대를 통해 김환기 작품은 구상에서 추상으로 변모해갔다. 이 작품은 두터운 색층에서 엷고 투명한 색조로 변화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이번에 조선 말기 최고의 화원이었던 송석 이응록의 녹청색 바탕 '책가도 8폭 병풍'(150×380cm)이 처음 공개된다. 이응록은 이형록(1808~1864), 이응록(1864~1872), 이택균(1872~사망 시기 미상)으로 이름을 바꿨으며, 개명 시기에 따라 바탕색이 갈색, 암녹색, 암녹청색, 청색으로 변해갔다. 이번에 출품된 작품은 이응록 시기 작품 가운데 경매를 통해 처음으로 나오는 녹청색 바탕이다. 이 책가도 병풍의 8폭 두 번째 단에 새겨진 '이응록인'이라는 글자로 이응록 시기 책가도임을 확인할 수 있다. 간결한 구성과 여백의 미(美)를 느낄 수 있으며, 어느 하나도 같은 것 없이 배열된 책쌓임이나 그릇의 모습을 통해 뛰어난 조형미를 엿볼 수 있는 작품이라는게 케이옥션의 설명이다. 추정가는 별도 문의해야 한다.
이형록 시기 작품은 리움 미술관에 소장돼 있으며, 이응록 시기 작품은 샌프란시스코 아시아미술관과 국립중앙박물관에 있다. 이택균 시기 청색 바탕 책가도는 클리브랜드 미술관에 소장돼 있다.
상륜부가 소실된 원각사지 10층 석탑의 모습이
[전지현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